학교 매점에 “한정 판매 스페니쉬 라떼”라고 써 있었다. 스페니쉬 라떼는 그냥 라떼보다 몇 백원 비쌌다.
스페니쉬 라떼를 한 모금 마실 때, 내 눈 앞에 원형경기장이 보이고 투우 경기가 열리는 듯한 착시 같은 건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달았다. 나는 스페인에 가본 적이 없고 스페인 사람들이 무슨 음식을 먹는지도 모른다. 이게 스페인 사람들이 마시는 라떼와 얼마나 비슷한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외국 어디선가 아무렇게나 대충 만들어놓고 한국식 음식이라고 뻥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그들 중 대부분은 한국에 와본 적도 없고 한국 음식을 먹어본 적도 없고 아는 사람 중에 한국 사람도 없을 것이다. 떡을 대강 볶아놓고 멕시코산 핫소스를 뿌린 다음 한국식 떡볶이라고 한다면 그게 한국식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것인가?
- 후안: “오, 매운데? 마치 내 혓바닥에서 김정은이 핵실험을 벌이는 것 같아!”
- 안또니오: “닥쳐, 이건 남한식이야!”
(201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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