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이었나, 화천이 코가 빨갛게 퉁퉁 부어올랐다. 고양이끼리 싸워서는 그렇게 다치지 않는다. 어머니는 화천이가 뱀한테 물려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하셨다. 며칠 전에도 화천이가 뱀을 물고 대문 안으로 들어오려고 해서 어머니는 소리 지르고 빗자루로 때리고 해서 겨우 집 밖으로 쫓았다고 한다. 화천이가 물고 있는 뱀이 몸통으로 화천이의 얼굴이며 목이며 칭칭 감았는데도 화천이는 끝까지 뱀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밥을 안 주는 것도 아니고 주인이 예뻐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화천이는 괜히 밖을 돌아다니면서 두더지를 잡아 오고 뱀하고 싸운다. 화천이 오기 전에 살던 고양이도 안 그랬고 화천이가 낳은 새끼들도 안 그런다. 화천이만 그런다.
화천이가 어렸을 때는 참 예뻤는데 점점 미모가 망가진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시골 살면 미모를 유지하기 어렵다.
(201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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