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18

천축 유학생들의 고충?



불경 번역은 보통 구역과 신역으로 구분한다. 구마라집이 한 번역까지 구역(舊譯)이라고 하고 현장 이후의 번역을 신역(新譯)이라고 한다.

구마라집의 번역은 문체가 아름답고 의역을 잘 해서 문장이 빼어나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 원문에 없는 부분을 덧붙이거나 원문에 있는 것을 빼서 원문의 의미를 알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의역은 다양한 해석을 낳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나라 때 현장은 원문에 가까운 번역을 하기 위해 인도에 가서 산스크리트어를 직접 배우고 불경 원문을 중국에 가져와 역경 사업을 이끌었다.

현장의 천축 유학은 중국 불교 수준이 높아지면서 나온 시대의 결과물 중 하나일 것이고 더 넓게 보자면 혜초의 천축 유학도 동아시아의 불교 수준이 높아지면서 나온 결과일 것이다. 현장 말고도 천축 유학생이 많았을 텐데, 그들에게도 우리가 모르는 다른 고충이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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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A: “들었어? 이번에 현장 선배 학위 받았대.”

- 스님B: “응, 나 현장 선배 귀국길 짐 싸는 거 도와줬잖아. 가져가는 불경이 어마어마하던데?”

- 스님A: “현장 선배는 좋겠다. 나는 언제 학위 받냐.”

- 스님B: “◯◯ 선배는 논문 다 써놓고 팔리어 시험 떨어져서 졸업 못한대.”

- 스님C: “그 선배는 입학이라도 했지 나는 뭐냐. 기껏 천축까지 왔는데 산스크리트어 점수가 모자란다고 입학 허가가 안 나와.”

- 스님D: “어제 지도법사 면담하고 왔는데, 나보고 다음 학기에 시험 또 떨어지면 그냥 당나라로 돌아가래. 환장하겠다.”

(2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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