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에 돼지 뼈가 생기면 그 뼈를 옆집 개한테 준다. 사람도 못 먹고 고양이도 못 먹는 거라서 옆집 개한테 준다.
옆집에는 어미 개와 새끼 개, 이렇게 두 마리가 있다. 돼지 뼈를 몇 번 주니 새끼 개는 나만 보면 꼬리를 흔들며 졸졸 따라다닌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다. 어미 개는 낯선 사람만 보면 짖는다. 내가 돼지 뼈를 꽤 여러 번 주었는데도 나를 보면 맹렬히 짖는다. 한참 짖을 때 내가 돼지 뼈를 꺼내 보이면 어미 개는 아무 소리도 안 내고 펄쩍펄쩍 뛰며 좋아한다. 돼지 뼈를 던져주면 짖지도 않고 맛있게 씹어 먹는다.
돼지 뼈를 주고 몇 시간 이따가 옆집을 지나가면, 새끼 개는 꼬리를 흔들며 나를 졸졸 따라오고, 어미 개는 언제 뼈를 받았냐는 듯 또 맹렬히 짖는다. 이런 여우 같은 개를 봤나.
(20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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