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찰서로부터 공문을 받은 것은 6월 30일(월)이었다. 해당 공문은 내가 무고죄로 고소당했으니 6월 28일(토)까지 출석하여 조사받으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공문 발송일은 6월 18일(수)이었다. 내가 그 공문을 받은 것이 6월 30일(월)인 것을 보면, 경찰서에 일이 밀렸던 모양이었다. 옆집 것들이 우리집 땅을 무단 점유하고도 사과 한마디 없이 일을 대충 뭉개고 농지 가격으로 남의 땅을 처먹으려 했다. 그래서 내가 그 집 한구석을 썰겠다고 했더니, 옆집에서 나를 무고죄로 고소한 모양이었다.
공문을 받자마자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으나 담당 수사관이 휴가라서 7월 1일(화)에 통화했다.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옆집 관련된 거죠?” 담당 수사관은 맞다고 했다. “옆집 농지법 위반 혐의가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은 것 때문에 제가 고소당한 건가요?” 옆집에서 우리집 농지를 무단 점유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을 저지른 병◯놈이 여러 해 전에 죽었으니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은 것이다. 수사관은 그 사건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게 아니면 무고죄로 고소당할 일이 없는데요?” 수사관은 내가 두 건으로 고소당했다고 말했다.
한 건은 무고 혐의였다. 옆집 며느리인 박◯란 주무관에 대한 허위 민원을 제기했다는 것이었다. 박◯란이 자기가 공무원이라면서 시골 동네에서 하도 행패를 부려서, 나는 공무원 품위 유지 위반 관련하여 도청 감사관실에 민원을 몇 번 제기했다. 민원 내용 중 허위로 작성한 부분은 전혀 없었다. 본 것을 보았다고 썼고, 들은 것을 들었다고 썼다. 수상하니 조사해달라는 내용은 해당 부분을 의심하는 것이 왜 합리적인지 추론 과정과 근거를 제시했다. 시골 동네에서 행패 부린 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으니, 박◯란으로서는 그것을 모두 허위라고 주장하고 싶었을 것이다.
다른 한 건은 스토킹 혐의(정확히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였다. 스토킹? 내가? 누구를? 왜? 수사관에 따르면, 내가 옆집에 사는 김◯정을 스토킹했다며 김◯정의 남동생인 김◯완이 대신 고소했다고 한다. 스토킹의 경우, 가족이 대신 고소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옆집 것들이 자기 집 며느리가 공무원이랍시고 행패 부린 것도 사실이고, 그 며느리 본인도 나에게 발광한 것도 사실이다. 내가 다 늙은 아줌마를 스토킹했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아무리 흉악한 것들이 없는 죄를 만들어 씌웠다고 해도, 사실관계가 명백하니 나 혼자서 경찰 조사를 받아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어머니는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들어 보니 그 말이 맞는 말이었다. 곧바로 물류창고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님께 연락했다. 그날이 7월 2일(수)이었다. 변호사님과 통화하고 나서, 머릿속에 떠오른 게 있어서 페이스북에 글 한 편 대충 쓴 다음, 서울 가서 연구모임 활빈당 당원들을 만나 저녁 때 간단히 술 한잔하고, 당원 집에 가서 발표 자료를 마저 만들고, 다시 술 한잔하고, 조금 자고 일어나서 학술대회 발표하려고 학교에 갔다.
발표 10분 전인 오전 9시 10분에 변호사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사건이 어떻게 된 거냐고 물음에 나는 학술대회 발표 끝나고 연락하겠다고 답했다. 발표 끝나고 나서 곧바로 변호사와 통화했다. 내용을 듣던 변호사님이 화를 냈다. “아니, 그러면 공부를 언제 하겠다는 거야? ◯◯◯씨가 변호사냐고? 내가 변호사지.” 그 말에 내가 “그래서 오늘 발표를 하기는 했는데요”라고 답하자 변호사님은 “알았어요, 내가 사건 맡을 테니까 주말까지 내용을 써서 이메일로 보내세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사건 파악을 위한 요약 자료를 만들어 보냈다.
7월 9일(수) 오후 1시 30분 경찰서에서 변호사님을 만났다. 원래는 2시까지 경찰서에 가면 되는데 미리 고소장을 확인하려고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그 자리에서 또 변호사님한테 혼났다. “◯◯◯씨는 법을 모른다”, “추측성으로 하는 이야기도 문제가 된다”, “도대체 언제 졸업하려고 그러냐” 등등.
7월 7일(월) 나는 변호사님이 시킨 대로 경찰서에 연락하여 고소장 정보 공개 청구를 하려고 했는데, 전화 받은 수사관은 정보 공개 청구를 해도 2-3일 걸리니 조사 당일에 담당 수사관한테 신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사받으러 간 당일에 담당 수사관은 자료의 양이 많아 몇십 장이나 된다며 당장 수사를 받는 것보다는 사실관계를 천천히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변호사님은 아무렇지 않은 듯 “오늘 되면 오늘 하죠”라고 했다. 변호사님은 내가 일을 저질러서 학위 받는 데 지장 생길까봐 나를 야단친 것이지, 사건 자체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고 본 모양이었다.
담당 수사관의 말을 따라, 민원실에 가서 고소장 열람 복사 신청을 했다. 당일 문서를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 경찰 조사도 받을 수 없었다.
규정상으로는 10일 이내 고소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되어 있어서, 내가 고소장을 받아보는 데 여러 날이 걸릴 줄 알았다. 그런데 그 다음 날인 10일(목) 고소장을 받아볼 수 있었다. 수수료로 1,100원을 냈다. 고소장은 보안 메일로 온다. 보안 메일에 암호를 입력하면 PDF 파일로 다운받을 수 있다. 방어권 보장을 위해 고소장 내용 중 범죄사실 부분만 피-고소인에게 공개된다. 보통은 고소장이 두세 쪽이라고 하던데, 내 고소장은 열아홉 쪽이나 되었다.
고소장 첫 쪽에는 “I. 고소인의 정보”와 “II. 피고소인의 정보”가 있고, 그 다음 쪽에는 “III. 고소취지”와 “IV. 사실관계”가 있다. “사실 관계”는 2쪽부터 8쪽까지 이어지는데, 이 부분은 경찰이 전부 가려 놓았다. 피-고소인들이 고소 내용을 미리 파악하여 대응 논리를 지어내는 것을 막으려고 그렇게 한 모양이다.
“IV. 사실관계” 다음에 “V. 본죄 성부”가 나온다. 이 부분은 “1. 무고의 점”과 “2.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의 점”으로 구성된다. 고소인1(옆집 막내며느리 박◯란)과 고소인2(옆집 막내아들 김◯완)가 무고와 스토킹 혐의로 나를 공동으로 고소했다. 행정 편의상 사건들을 병합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고소장이 하나였다.
“1. 무고의 점”은 “가. 해당 법조”, “나. 성립 요건 및 관련 판례”, “다. 이 사건과 유사 사실관계로 유죄가 인정된 사례”, “라. 이 사건의 경우”로 구성된다. 가에서 다까지가 네 쪽에 걸쳐서 내가 한 행위가 왜 무고죄에 해당하는지 설명한다. 강의 자료도 아니고 이걸 경찰한테 왜 설명하는가 싶은데, 11쪽 끄트머리에서 시작하는 “라. 이 사건의 경우”를 읽어보면 왜 법리 설명을 그렇게 길게 늘어놓았는지를 짐작할 만한 단서를 확인할 수 있다.
피고소인은 2023. 4. 6(신청번호: 1AA-2304-◯◯◯◯◯◯), 2023. 4. 11(신청번호: 1BA-23◯◯-◯◯◯◯◯◯), 2023. 4. 12(신청번호: 1BA-230◯-◯◯◯◯◯◯)에 국민신문고에 각각 허위 민원을 넣었습니다(고소인1은 경기도청 관련 부서에 정확한 민원 내용을 확인하려고 했으나, 민원처리에 관한법률상 해당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옆집 것들은 내가 무슨 내용으로 민원을 넣었는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나를 무고죄로 고소한 것이다. 그러면 일부 민원 내용은 어떻게 알았는가? 내 블로그 게시글을 읽고 민원 내용을 파악했다고 고소장에 나와 있다.
나를 고소한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2023년 4월 6일, 11일, 12일, 이렇게 세 차례에 걸쳐 민원을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내가 민원을 연달아 넣은 것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한 건, 같은 내용의 출력본을 각각 도지사, 행정2부지사, 건설국장, 건설정책과장, 이렇게 네 사람에게 보냈고, 그 중 두 통만 민원으로 접수되었기 때문에, 온라인 한 건, 오프라인 두 건, 총 세 건으로 등록된 것이다.
(민원 신청번호에서 1AA는 온라인 접수, 1BA는 오프라인 접수를 뜻한다. 그 뒤에 나오는 2304는 민원을 신청한 연월이며, 그 다음에 나오는 일련번호 여섯 자리는 고유번호이다. 한 민원은 신청번호와 접수번호를 둘 다 가지는데, 신청번호는 1로 시작하고 접수번호는 2로 시작한다.)
공무원 가족 무고단이 내가 무고죄를 저질렀다고 고소한 근거는 대략 두 가지이다. 하나는 내가 제기한 민원 내용이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어쨌든) 전부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내가 애초에 해당 민원으로 박◯란을 감봉이나 정직 등 징계를 받게 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허위 민원을 보냈으니, 무고의 범의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거 무언가가 이상하다. 형법에서 규정하는 무고는
형법 제156조(무고)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는 것인데, 고소장 14쪽에서는
피고소인은 애초에 감봉이나 정직 등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음에도, 고소인1이 감사관실로 불려 가서 창피를 당하고 괴로움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허위 민원의 목적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라고 한다. 내가 형법 제156조에서 말하는 것처럼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민원을 보낸 것이 아니었다면, 내가 허위 민원을 제기했다고 해도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내 눈에도 보이는 결함이 변호사 눈에 보이지 않았겠는가? 고소인 측 변호사도 사실상 무고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제기한 민원은 전부 사실이고 모든 증거가 내 블로그에 있다. 그러니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내 블로그의 글 중 일부만 발췌하여 고소장에 넣었을 뿐 전체 글을 볼 수 있는 링크는 넣지 않았던 것이다. 고소인 측 변호사가 고소장을 작성하면서 사건과 관련된 게시글을 읽었을 테니, 그 망할 놈의 변호사는 자기 의뢰인이 무고범이라는 사실을 틀림없이 알았을 것이다.
나의 민원 내용에 대한 공무원 가족 무고단의 반박 내용을 보자. 고소장 13쪽에 있는 표에 나오는 순번과 민원 내용도 전부 내 블로그에 있는 것인데,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대담하게도 민원 내용을 전면 부인한다. 그런데 애비 에미를 닮아 남의 땅 집어먹는 도둑놈의 피가 흐르더라도 전문 사기꾼은 아니었는지, 반박 내용만 보아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 한눈에 보일 정도로 허술했다.
민원사항(1)에 대해서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고소인1의 시어머니는 현재 장기요양 3급 상태로 외출이 불가능함”이라고 주장한다. 김병◯-고◯희 부부가 동네에서 쌍으로 생지랄을 떨고 다닌 시점은 약 15-20년 전이다. 나는 이와 관련된 증언도 추가로 확보했다. 나는 그 노인네가 어저께 옆집에 가서 패악질을 부렸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
민원사항(2)에 대하여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고소인2는 사전에 서◯범과 원만히 협의하여 성토 작업 진행”했다고 주장한다. 성토한 것도 사실이고 재산권 침해한 것도 사실인데, “원만히 협의하여 성토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 것이다.
민원사항(3)에 대하여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성토 공사 후 손상된 도로를 원상복구” 했다고 주장한다. 너무 심하게 손상되어 통행이 거의 불가능해진 곳만 아스팔트로 땜질했을 뿐 나머지는 지금까지도 지반이 주저앉은 채로 방치되어 있다.



민원사항(4)에 대하여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직장생활로 인해 주말에만 시골을 방문하여 옆집 아주머니 등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주말에만 시골을 방문하니 주말에 나의 어머니를 만난 것이다. 마을 이장도 아닌 고소인2가 “물류창고 건축 관련하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하여 “행정사를 선임”했다는 것부터 수상하지 않은가?
민원사항(5)에 대하여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고소인2는 측량을 한 후 고소인2 및 그 가족의 사유지에만 성토”했다고 주장한다. 그건 고소인2가 우리 집 토지에 성토하려는 것을 피-고소인인 내가 막았기 때문이다.
민원사항(6)에 대하여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차마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고는 못하고 “고소인들은 대화 당시 건설업체와의 분쟁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한다. 마을 이장도 아닌 고소인2가 “물류창고 건축 관련하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하여 “행정사를 선임”할 정도로 마을 일에 적극적이었지만, 정작 옆집인 우리집이 건설업체와 분쟁 중인 것 자체를 몰랐다는 것이다.
무고죄 혐의는 그렇다고 치자. 스토킹 혐의는 무엇인가? 내가 스토킹을 저질렀다니, 내가 장미꽃 한 다발을 들고 먼발치에서 기다렸나, 전화통을 붙들고 쳐울면서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불렀나? 내가 왜 다 늙은 아줌마를 스토킹한단 말인가? 오히려 내가 성적 수치심을 느낄 일이다. 그런데 법률상 스토킹은 그런 것이 아니다.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의한 “스토킹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1. “스토킹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氣)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가.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이하 “상대방등”이라 한다)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나. 상대방등의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이하 “주거등”이라 한다)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다. 상대방등에게 우편 전화 팩스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 말 부호·음향 그림 영상 화상(이하 "물건등"이라 한다)을 도달하게 하거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프로그램 또는 전화의 기능에 의하여 글 말 부호·음향 그림 영상 화상이 상대방등에게 나타나게 하는 행위
라. 상대방등에게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등을 두는 행위
마. 상대방등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놓여져 있는 물건등을 훼손하는 행위
바.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대방등의 정보를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
1)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1호의 개인정보
2)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의 개인위치정보
3) 1) 또는 2)의 정보를 편집 합성 또는 가공한 정보(해당 정보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경우로 한정한다)
사.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대방등의 이름, 명칭, 사진, 영상 또는 신분에 관한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이 상대방등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내가 아무런 정당한 이유 없이 고소인2의 둘째 누나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지속적・반복적으로 보냈으며, 그것이 스토킹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약간 긴 메시지를 보내면서 읽기 쉽도록 끊어서 보냈을 뿐이고, 메시지 내용도 전부 토지 무단 점유에 관한 것이었다.
내가 옆집의 한 귀퉁이를 썰기로 결정했을 때, 옆집의 둘째 딸인 김◯정은 나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서 온갖 죽는 소리를 하며 막내 동생 내외의 패악질에 대해 전혀 모르는 척했다. 옆집이 무단 점유한 토지는 어머니 명의로 되어 있으므로, 혹시라도 어머니가 순간적으로 잘못 판단하여 엉뚱한 결정을 내린다면, 나의 계획이 틀어질 수 있었다. 김◯정이 어머니한테 징징거리며 들러붙지 않도록 나는 김◯정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집에서 최종적인 의사 결정을 하며, 관련 사실도 모두 알고 있으니, 어머니를 현혹하여 일을 대충 뭉개려고 하지 말라는 취지였다. 내가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은,
- 김◯정 본인을 포함한 병◯놈의 자식들이 죄다 못돼먹었으며 죄다 한통속인 것을 알고 있으니 막내 아들 내외가 저지른 짓을 모른 척하지 말 것
- 막내 아들 내외가 그동안 저지른 패악질에 상응하는 사죄 의식을 해야만 건물을 썰지 않겠다는 것
이었다. 그런데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제 아비가 남의 땅을 무단 점유한 도둑놈이며 자식들도 똑같이 도둑놈 새끼라는 사실은 쏙 빼고는, 나를 이해할 수 없는 부당한 요구나 하며 카카오톡 메시지나 대량 발송하는 미친놈으로 몰았다.
옆집 것들이 나 때문에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낀다고 치자. 그건 채무자가 채권자를 볼 때 느끼는 불안감이나 도둑놈 새끼들이 경찰을 볼 때 느끼는 공포심과 같은 정당한 이유에서 비롯된 감정이다. 스토킹은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이다.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스토킹이 아니다. 이는 지도교수가 학생에게 졸업에 관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지속적・반복적으로 일으킨다고 해서 해당 교수를 스토커라고 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런데 고소장에 또 이상한 점이 있다.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고소장 17쪽에서
전술한 바와 같이, 피고소인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것 이외에도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 수년간 고소인들과 고소인1의 시어머니에 대한 명백히 허위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라고 해놓고, 정작 어떤 내용이 명백히 허위인지는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무원 가족 무고단에서 나를 “수년간 고소인들과 고소인1의 시어머니에 대한 명백히 허위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누명을 씌운다고 해보자. 스토킹 혐의로 고소하는 것보다는 모욕이나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것이 더 쉽지 않았을까? 여기에는 아마도 무고에 가담했을 것으로 보이는 고소인 측 변호사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명예훼손죄의 성립 요건은 공연성, 특정성, 비방 목적, 이렇게 세 가지이다. 내 블로그 글의 경우, 공연성은 충족하지만, 특정성과 비방 목적은 인정되기 어렵다. 일단, 나는 블로그에서 내 이름 자체를 쓰지 않는다. 주소는 당연히 안 나오고, 동네 이름도 가리고, 어느 도에 사는지도 글 읽는 사람이 대충 짐작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명시적으로는 밝히지 않는다. 동네에서 패악질을 부린 막내며느리가 도청 건설국 소속이라고만 할 뿐 어느 도청인지도 언급하지 않는다. 그리고 게시글의 목적이 공익적이거나 사회 상규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 위법적 조각사유가 될 수 있는데, 내 게시글도 어느 정도는 공익적인 측면이 있고, 사회 상규에서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내 블로그 게시글을 가지고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고소했을 때의 결정적인 문제 중 하나는, 허위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재판 진행하다가 기소 내용이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에서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고 알고 있다. 그렇게 되면 재판이 피고에게 유리해진다고 들었다.
모욕죄의 경우도, 감정적이거나 다소 경멸적인 표현이 있더라도, 반복되지 않거나 특정인을 지칭하지 않거나 일종의 정당한 분노 표출로 간주된다면, 기소가 쉽지 않다고 들었다. 설령, 기소가 된다고 해도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으니,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그것이 나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스토킹 처벌법은 상대방에 대한 불안감이나 공포감 유발에 초점을 맞추므로, 내 글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나를 무고하는 데 더 적합했을 것이다. 명예훼손죄의 성립 요소 중 하나인 특정성이 성립하지 않더라도, 당사자들은 내 게시글 때문에 불안감이나 공포감을 느낀다는 식으로 고소장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왜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아니라 스토킹 처벌법으로 나를 무고했을지 생각하니, 공무원 가족 무고단과 그들의 범죄에 가담한 변호사가 어떤 전략을 짰을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소설을 써보자면 다음과 같다.
내가 둘째 누나인 김◯정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막내 아들 김◯완과 며느리 박◯란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기록한 블로그 게시글의 링크도 있었다. 옆집 것들은 그 링크를 공유하고 도대체 내가 무슨 글을 썼는지 블로그에서 찾아보았을 것이다. 그들의 악행을 기록한 수십 편에 이르는 게시글을 보고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꼈을지 모른다. 막내 부부가 그 집에서 대장 노릇을 하는데, 자기들 때문에 애꿎게 둘째 누나네 집이 썰리게 생겼으니 체면이 서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둘째 누나가 하도 죽는소리를 하니 해결책을 마련해야 했을 것이다.
막내 부부는 변호사를 찾아가 이 놈 고소 좀 해달라고 안달복달했을 것이다. 수년간 몇십 편에 걸쳐 옆집을 비난했으니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고소해달라고 말이다. 그런데 변호사가 그 글의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입증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면, 막내 부부는 그렇게 할 방법이 없다고 답했을 것이다. 이렇게 해도 한 건이고 저렇게 해도 한 건이니, 양심 없는 변호사는 괜히 사실관계 입증하는 데 힘 빼지 말고 스토킹 처벌법으로 고소하자고 유도했을 것이다.
이 때 박◯란은 그 놈이 하지도 않은 일로 민원을 넣어서 도청 감사관실에 여러 번 불려 갔는데 처벌받지 않았다며, 이거 무고 아니냐며 씩씩거렸을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양심 없는 변호사는 ‘처벌받지 않았다고 해서 무고죄는 아니지 이 멍청한 ㄴ아’라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무고죄로 고소하게 도청 가서 민원 내용 좀 받아오라고 시켰을 것이다. 도청에서는 규정상 민원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고 했을 것이고, 변호사는 블로그에 민원 내용이 대강 있으니 그것으로 대충 엮자고 했을 것이다.
그 변호사는 양심이 없는 것이지 머리가 없는 것은 아니어서, 자기가 무고에 가담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았을 것이다. 이런 사건은 정식 재판으로 갈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시간을 끌수록 고소인 측에게 불리하다. 따라서, 피-고소인이 경찰로부터 고소 사실을 통보받자마자 고소인들에게 싹싹 빌게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변호사는 고소인들에게 피-고소인이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을 것이다. 그 말에 김◯완과 박◯란은 신이 나서, 그 놈은 나이가 있는 대로 먹도록 취업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으며, 대학원을 다니는데, 다니는지 쫓겨났는지 집에서 허구헌날 삽으로 뭘 파고 있고, 그 놈 애비는 허구헌날 사고치고 돈을 다 써없애서 사실상 거지 새끼나 다름 없다고 욕했을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변호사는 비열한 미소를 띠며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러면 그 놈은 고소당해도 변호사를 못 구하겠군요. 스토킹 처벌법에 걸렸다고 하면 바짝 쫄아서 싹싹 빌 겁니다. 그러면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 되니, 그 때 고소 취하 해준다고 하면서 집 안 부순다는 다짐을 받아내세요.”
이렇게 대강의 시나리오가 떠오르자, 공무원 가족 무고단의 전략을 역-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둘째 누나인 김◯정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인접 토지 측량하니 나오라는 메시지를 보내니, 김◯정은 금방 그 메시지를 확인했다. 스토킹 피해자인 것처럼 굴더니 왜 나를 차단하지 않았을까? 막내동생 김◯완하고 손발이 안 맞나? 고소장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고소인1이 피고소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차단하지 않았다면 김◯◯의 경우처럼 고소인1을 괴롭히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지속적・반복적으로 보냈을 것입니다.
핵심은 둘째 누나 김◯정이 아니라 고소인1인 박◯란이었다. 김◯완이나 박◯란이 김◯정에게 나를 스토킹 혐의로 고소하라고 시켰을 것인데, 아마도 김◯정은 심장 떨려서 못 하겠다고 했을 것이고, 이 때문에 김◯완이 자기 누나 대신 고소인2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김◯정을 지렛대 삼아 고소인1인 박◯란도 스토킹 피해자인 것처럼 꾸몄을 것이다.
김◯정이 자기는 막내 동생 내외와 평소에 통화도 안 한다면서 하도 발뺌해서, 나는 박◯란에게 내가 김◯정에게 보냈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완이 우리집에서 팔지도 않을 땅을 뻑 하면 사준다고 했으니, 그 돈으로 김◯정 명의로 된 집을 사주라는 취지였다. 막내 아들 내외의 죄악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니, 그들이 김◯정의 집을 사고, 내가 그 집을 부수는 것이 순리에 맞다. 그런데 뼛속까지 악한 김◯완과 박◯란은 내가 보낸 메시지를 이용하여 나를 스토킹범으로 몰았다.
나의 시나리오가 맞다면,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나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나를 이를 이용하기로 했다. 고소장에 “고소인1이 피고소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차단하지 않았다면”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박◯란은 정말로 나를 차단했다면, 내가 보내는 메시지를 받아볼 수 없다. 박◯란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았다. 지브리풍 프로필이었다. 중년들 사이에서 유행한 지브리풍 프로필을 보았을 때 느끼지 못했던 역겨움이 밀려왔는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상대방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나에게 보인다는 것은 나를 차단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박◯란에게 내가 새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한다면 적어도 고소장 16쪽-17쪽에 나오는 “고소인1이 피고소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차단하지 않았다면”은 거짓임이 드러난다.
나는 공무원 가족 무고단이 바라는 모습에 가깝게 글을 지어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정중하면서도 비굴한 문구를 보냈다. 궁금해서 확인할 수밖에 없도록 길지 않은 글을 여덟 줄로 나누고 맨 마지막 문장은 “긴히 드릴 말씀이 있는데 혹시 언제쯤 통화 가능할까요?”로 마무리했다. 막내며느리의 카카오톡에는 내가 보낸 마지막 문장과 그 옆에 빨간색 동그라미 속 숫자 ‘8’이 보일 것이었다. 나를 차단하지 않았다면 궁금해서 확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말에 승부를 보려고 금요일 오후 5시쯤에 메시지를 보냈다. 막내며느리는 퇴근할 때 보았는지 오후 6시가 지나자마자 내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
박◯란이 내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기록만 있으면 증거 능력이 약할 것 같았다. 그 년이 나에게 답장해야 했다. 그런데 토요일 밤이 되도록 답장이 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하여 나와 어머니는 의견이 갈렸다. 어머니는 그 년이 나에게 낚였음을 눈치챈 것 같다고 말했고, 나는 그렇게 단정지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일요일 오전에도 답장은 오지 않았다. 박◯란에게 답장이 오면 그 년이 놀라자빠질 만한 메시지를 보내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답장은 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거 보라고, 그 년이 눈치챈 거라고 하셨다. 내 예상이 맞다면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주말 중으로 승부를 보려고 할 것이고, 그러려면 일요일 중에는 나에게 답장해야 했다. 오후 3시가 넘어가도록 답장은 오지 않았다. 저녁 먹다 체하라고 오후 6시에 보낼까 고민하는데, 그 와중에 옆집 것들이 뭐가 좋은지 웃고 떠들고 난리였다. 듣기 싫었다. ‘에라, 엿 먹어봐라’ 하는 심정으로 준비했던 메시지를 보냈다.
제가 긴히 드릴 말씀이 뭐냐면요
분명히 고소장에
“[...] 피고소인은 2025. 2. 20. 20:28경 고소인1에게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 수 개를 보냈는 바, 고소인1이 피고소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차단하지 않았다면 김◯◯의 경우처럼 고소인1을 괴롭히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지속적・반복적으로 보냈을 것입니다.”(고소장 16-17쪽)
라고 써있는데 주무관님이 제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거예요.
텍스트를 미리 보게 되면 맨 마지막 문장을 때문에 박◯란이 내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텍스트 네 줄을 연달아 후루룩 보내고, 맨 마지막에는 사진을 전송했다. 막내며느리의 카카오톡에는 “사진이 도착했습니다”라는 문구 옆에 빨간색 동그라미 속에 숫자 ‘5’라고 표시되어 있을 것이었다.
내가 메시지를 보낸 것은 오후 3시 3분이었고, 박◯란이 확인한 것은 오후 3시 8분이었다. 내가 보낸 메시지를 불과 5분 만에 확인했다는 것은 내가 추가로 보낼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아마 공무원 가족 무고단은 나의 항복이 머지않았다며 무릎을 꿇려야 하느냐 마느냐, 땅을 헐값에 사느냐 빼앗느냐를 고민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보낸 것은 경찰에 대한 나의 신뢰를 상징하는 경찰 캐릭터 그림파일이었다. 한동안 답장이 없었다.
박◯란에게서 답장이 온 것은 그로부터 40여 분이 지난 오후 3시 51분이었다. “카톡이든 전화든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지 말아주세요. 필요..”라는 문구가 보여서 나도 모르게 “필요 없어, 미친 ㄴ아”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뻔했다. 트집잡힐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박◯란이 보낸 메시지는 확인하지 않고 메시지가 왔다는 것만 캡처했다.
박◯란이 나와 연락하고 싶지 않았다면, 나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나서 답장하기까지 40분이나 걸릴 이유는 없다. 변호사와 통화하며 적절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느라 그 정도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그래, 이 정도는 해야 멸망전을 할 맛이 나지. 이런 과정도 없었다면 옆집을 밀어버리는 것과 관련하여 어머니가 고뇌할 뻔했다. 나는 오늘 아침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를 “증거 확보”라고 바꾸었다.
(202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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