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0

어머니가 치매 노인을 달래는 방법



개신교 광신도 아주머니들이 교회를 열심히 다니면 치매에 안 걸린다고 하는데 어머니는 그거 다 거짓말이라고 하신다. 그게 거짓말인지 어떻게 아느냐? 어머니가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면서 만난 치매 노인의 80% 정도가 집사이거나 권사라고 한다.

가끔씩 치매 노인들이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지시를 안 따르는 등 격한 감정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어머니는 요양원에 있는 치매 노인들이 대부분 개신교 신자인 점을 이용하여 치매 노인들을 진정시킨다고 한다. 어떤 요양보호사는 치매 노인들하고 소리 지르면서 싸우기도 한다. 어머니는 치매 걸린 노인하고 왜 싸우느냐, 살살 달래면 된다고 하신다. 어떻게 달래느냐? 간단하다. “집사님, 우리 찬송가 불러요.” 이렇게 말하고 <내 주를 가까이>를 부르기 시작하면 난리 치던 치매 노인이 점점 누그러들다가 찬송가를 따라 부르고, 그렇게 몇 곡 더 부르면 치매 노인은 요양보호사가 하자는 대로 하자고 한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던 동료 요양보호사는 “선생님은 참 재주도 좋다. 교회 다니시냐?”고 물었고 어머니는 “교회 안 다닌다”고 답했다고 한다. 참고로, 돌보는 치매 노인들마다 싸우고 실랑이를 벌이는 요양보호사는 교회 권사다.

어머니가 수완이 좋기는 좋은 모양이다. 예전에 자동차 회사의 생산 라인에서 일하실 때 보니까, 노조에서는 어머니한테 분회장 하라고 했는데 안 한다고 하니까 대의원 하라고 했고 어머니는 대의원 하면 손해배상 가압류에 걸리니까 끝까지 대의원을 안 했다. 하청회사 사장은 명절 때 어머니께 건강기능식품을 명절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202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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