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9

<자연과학 융합 세미나> 공개 강연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자연과학 융합 세미나> 공개 강연에 다녀왔다. 공개 강연은 학부 수업의 연장선에서 열린 것으로 보였는데, 해당 수업의 강사가 대학원 선배였고 대학원생 중 참석하고 싶은 사람은 참석해도 된다고 해서 강연을 듣게 되었다.

연사 선생님은 강연 중간 중간에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셨다. 어려서 농사를 짓다가 어떻게 대학에 갈 마음이 생겼다든지, 학부 때 어떤 책을 읽고 대학원에 갈 마음이 생겼다든지, 돈을 마련하기 위해 논술 강의를 했다든지 하는 이야기였다. 그러다 중간이 어떤 게 잘 안 되어서 마흔여덟 살이 되어서야 박사과정에 입학했고, 자기가 공부하는 것을 한국에서 하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까 후배들이라도 편하게 공부하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번역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처칠랜드의 번역서는 거의 다 그 선생님 혼자서 번역한 것이다.

강연이 끝나고 10분 정도 쉰 다음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학부생들이 미리 제출한 질문에 연사 선생님이 답변했다. 현장 질문도 받았는데, 이 때 강의실 뒤쪽에 앉아있던 한 남학생이 손을 들고 질문했다. 그 남학생은 집안이 법조인 집안이라서 자기도 당연히 법조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했는데 선생님이 번역한 책을 읽고 진로를 바꾸게 되었다며, 번역한 네 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선생님의 서명을 받고 싶다고 했다.

나는 어떤 책을 읽고 진로가 바뀌었다느니 인생이 바뀌었다는 식의 서술은 대부분 자의식 과잉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하는데, 이 경우는 정황상 충분히 법조인이 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진로를 바꾼 것이어서 약간 감동적이었다. 강연을 듣고 나도 저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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