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7

50년 전에 나온 박사학위 논문

     

장애학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학부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필요한 자료가 있는데 RISS로는 파일을 구할 수 없고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만 출력할 수 있다고 했다. 1964년에 나온 보건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이었다. 나는 그런 옛날 논문을 처음 보았다.
  
50년 전 박사 학위 논문은 요즈음 나오는 학위 논문과 여러 가지로 다르다. 박사 논문인데도 본문이 40쪽 정도밖에 안 되는데, 이는 요즈음 나오는 석사 논문보다 분량이 적은 것이다. 본문을 모두 손으로 썼고 표도 손으로 그렸다. 당시에 한글 타자기가 있었지만 국한문을 혼용하여 논문을 썼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기 손으로 논문을 써야 했을 것이다. 영문 초록은 타자기로 쓴 것만 봐도 그렇다. 박사학위 논문을 손으로 쓴 것을 보면 당시에는 대학원 졸업할 때 주위 사람들에게 졸업 논문을 주는 풍습이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학위 논문은 논문 작성자와 지도교수, 심사위원만 읽는 것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도 있지만, 50년 전 박사 학위 논문을 출력하면서, 충실하게 수행한 경험적인 연구는 잘했든 못했든 적어도 사료로서의 가치가 남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떤 언론정보학부 교수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일본 학생들이 학위 논문으로 쓰는 것을 보면 처음에는 이런 자질구레한 것을 가지고도 연구를 하나 싶은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런 연구들을 다시 볼만한 필요가 생긴다고 한다. 반면, 한국 학생들은 외국에서 이런 최신 이론이 있다면서 가지고 와서 대충 그 틀에 맞추어서 현상을 설명하는 논문을 많이 쓰는데 그런 논문은 당시에는 그럴듯해보일지 몰라도 다시는 볼 일이 없다고 한다.
  
  
  
  
  
  
  
  
  
  
(20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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