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년 여성 중에는 한국 연예인이 좋아서 남편한테 연예인 누구 만나고 올 테니까 며칠 동안 찾지 말라는 쪽지를 남겨놓고 무작정 한국에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나는 연예인을 별로 안 좋아해서 일본 중년 여성들이 왜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 아주머니는 왜 그랬을까?
중년 여성의 정서를 나에게 설명해준 것은 결혼한 지 10년이 넘은 중년 여성이었다. “연애할 때 아무리 좋아서 죽고 못 살아도 결혼한 지 10년이 넘어가면 남편이든 부인이든 서로 별 느낌도 없어요. 그래서 40대가 넘어가면 부부처럼 지내는 것이 아니라 친구처럼 지내요. 남편이 옆에 있어도 외롭고 혼자인 것 같고 연애 같은 게 하고 싶고 그런 거지. 그래서 연예인을 찾아가는 거예요.” 그 분의 남편은 옆에서 그 말을 묵묵히 듣고 있었다.
다른 40대 여성은 자기 친구 이야기를 했다. 그 친구는 첫사랑이었던 오빠가 생각나서 그 오빠를 찾아갔다고 한다. 물어 물어 겨우 찾아서 만나고 보니 그 오빠가 너무 볼품없었다고 한다. 기억 속의 오빠는 정말 멋있고 잘 생겼는데 30년이 지나 자기 눈 앞에 있는 오빠가 그렇게 볼품없으니 마음이 안 좋았다고 한다. 그래도 그 오빠한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오빠, 오빠가 제 첫사랑이었어요.” 그러자 그 오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네가 첫사랑이 아닌데?”
(201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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