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1

능력자 열전 - 김영식 선생님 편

  

   

세상에는 여러 능력자들이 있고, 그러한 능력자 중에는 공부 능력자도 포함될 것이다. 공부 능력자라고 하면 고시 3관왕 고승덕 변호사 같은 사람들을 떠올리기 쉬운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분 중에서는 아마도 김영식 선생님이 대표적인 공부 능력자로 손꼽힐 것이다. ‘김영식’이라는 이름이 이전 세대에서는 흔한 이름이라 선생님들 중에 여러 분 계시는데, 내가 말하고자 하는 김영식 선생님은 동양사학자인 김영식 선생님이다.

김영식 선생님은 하버드 대학에서 화학물리로 박사 학위를 받고(1973년) 서울대 화학과 교수가 되었다(1977년). 일단 이것만 해도 대단한 건데, 김영식 선생님은 서울대 화학과 교수가 되고 나서 3년 뒤 프린스턴 대학의 과학사-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동아시아 과학사 연구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1980년). 그러니까 김영식 선생님은 전혀 다른 분야에 걸쳐서 박사학위가 두 개이며 모두 세계 최상위권 대학에서 받은 것이다. 김영식 선생님은 박사학위만 두 개인 것이 아니라 교수도 두 학과에서 했다. 화학과 교수를 그만 둔 김영식 선생님은 곧바로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로 부임했다(2001년).

김영식 선생님은 1984년에 서울대에서 과학사-과학철학 협동과정을 창설했다. 어느 학기에는 과학철학을 공부하겠다고 하는 기계공학과 학부생이 과학사-과학철학 협동과정 면접을 보았다. 면접장에서 김영식 선생님은 성적표를 보고 그 학생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자네는 계절 학기까지 했는데 왜 이렇게 성적이 안 좋은가?” 성적이 안 좋으니까 계절 학기를 듣는 것인데, 김영식 선생님은 공부 능력자라서 계절 학기까지 했는데도 성적이 안 좋은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기계공학과 학생은 그러한 질문을 받고 자기가 떨어졌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질문은 대학원 입학 면접에서 흔히 물어보는 것이다. 그 학생은 과학사-과학철학 협동과정 석사 과정에 입학하여 박사 학위까지 받았고, 나중에는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가 되었다.

* 출처: 장〇〇 선생님 (<제5회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강좌>)

(20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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