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7

황당한 경영 우화 – 개구리 이야기와 솔개 이야기

‘경영 우화’라는 것이 있다. 동기 부여 한답시고 황당한 이야기를 지어낸 것이다. 경영 우화 중 유명한 것은 개구리 이야기다. 끓는 물을 담은 냄비에 개구리를 넣으면 뜨거워서 곧바로 뛰어나오지만 찬물을 담은 냄비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온도를 높이면 개구리는 온도가 변하는 줄 모르고 가만히 있다가 익는다는 것이다. 변화에 민감하면 살고 둔감하면 죽는다는 말이다.

물의 온도가 서서히 변화하는 것을 개구리가 감지하지 못한다면, 그보다 더 서서히 변화하는 기온 변화는 더더욱 감지하지 못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개구리는 날씨가 추워지면 땅속으로 들어가 겨울잠을 자고 따뜻해지면 알아서 땅 위로 기어 나온다. 어떻게 된 것인가? 간단하다. 개구리에게 미세한 온도 변화를 감지할 능력이 있어서 그렇다. 개구리에게 그런 능력이 없었다면 오래전에 지구상에서 멸종했을 것이다.

어머니는 개구리 삶은 경영 우화를 듣고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고 하셨다. 어머니는 어릴 적에 닭 모이로 주려고 개구리를 솥에 삶았기 때문에 개구리 타령이 개소리임을 아는 것이다. 개구리를 삶을 때는 찬물이든 뜨거운 물이든 뚜껑을 닫아야 개구리가 안 뛰어나간다. 경영 우화를 지은 사람들은 개구리를 삶아본 적도 없고 개구리를 삶아본 사람의 이야기도 안 들어보고 제멋대로 이야기를 지어낸 것이다.

더 황당한 건 솔개 이야기다. 우화에 따르면, 원래 솔개는 40년을 사는데 그냥 있으면 40살로 죽고 특단의 조치를 취하면 40년을 더 살아 80살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그 특단의 조치는 솔개가 혼자 동굴에 들어가서 온몸에 난 깃털을 혼자서 죄다 뽑고 발톱도 뽑고 부리를 돌에 부딪쳐 깨뜨리고 깃털, 발톱, 부리가 새로 날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이다. 이렇게 불필요하게 잔인하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사람이 과연 정상인지 의심스럽다. 이건 정육점 생닭에게 깃털, 발톱, 부리가 새로 난다는 수준의 발상이다.

개구리를 삶아본 적도 없고 새의 생태도 모르는 강연자는 회사원들보고 이래라 저래라 한다는데 과연 그들이 선진 경영 기법에 밝을까? 세상은 살기 어렵다는데, 편하게 대충 사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

* 뱀발: 미꾸라지를 운반하는 수조에 미꾸라지의 천적인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가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미꾸라지의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메기 이론은 원래 아놀드 토인비가 말하던 것이라고 한다(문헌 출처는 확인 못함). 원래 버전은 청어와 물메기(곰치)인데 이게 한국에서 미꾸라지와 메기로 바뀐 모양이다.

* 링크: ‘메기 효과’, 그런 건 없어요

( http://ecotopia.hani.co.kr/52555 )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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