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랑 주변에서 낫으로 풀을 깎고 있는데 개구리가 “뽁뽁” 하는 소리를 내는 것이 들렸다. 정확히는 “뽀↗오↘옥↗ 뽀오옥↘”이라고 했다.
예전에도 가끔 밭에서 그런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가 정확히 어떤 소리인지에 대해 나와 어머니의 의견이 갈렸다. 나는 참개구리의 옆구리를 눌렀을 때 날 법한 소리니까 뱀이 잡아먹는 중에 개구리가 내는 소리인 것 같다고 했고, 어머니는 짝짓기할 때 내는 소리인 것 같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개구리 소리만 듣고 근거 없이 추측한 것이었다.
오늘은 괜히 느낌이 이상했다. 때마침 조금 전 내가 풀을 깎은 곳에서 뽁뽁 하는 소리가 났다. 가만히 살펴보니, 물이 흐르는 이중관(내경 500mm) 한가운데로 가늘고 긴 꼬리 같은 것이 툭 떨어지더니 대롱대롱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안경을 끼지 않고 있어서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뱀 꼬리인 것 같았다. 일하다 말고 소리 나는 곳으로 뛰어갔다. 꽤 커다란 참개구리가 내 쪽으로 폴짝 튀어나왔고, 내 반대쪽으로 뱀이 도망가는 것이 보였다. 뱀은 풀숲으로 들어가 꼬리만 보였으나, 유혈목이이고 어린 개체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유혈목이는 한때 독이 없는 뱀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살모사보다 강한 독을 가진 독사이다. 다른 독사들과 달리, 유혈목이는 독니가 앞니 쪽이 아니라 어금니 쪽에 있어서 독 없는 뱀으로 잘못 알려졌던 것이다. 오늘 죽을 뻔한 개구리는 유혈목이의 앞니에 물려서 뽁뽁 소리를 냈던 모양이다. 개구리 소리를 들은 내가 달려오는 바람에 유혈목이는 개구리를 뱉고 도망갔고, 그 바람에 개구리는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20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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