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하석, 「서문」, 『온도계의 철학: 측정 그리고 과학의 진보』, 오철우 옮김 (동아시아, 2013), 27-34쪽.
Hasok Chang (2004), Inventing Temperature: Measurement and Scientific Progress (Oxford University Press), pp. 3-7. ]
[p. 3, 27쪽]
이 책을 통해 “상보적 과학”(complementary science)의 사례를 보여주고자 함.
전문가적 과학에서는 묻고 비평하는 일에서 벗어나 있어서 어느 정도 둑단주의가 뒤따르기 마련이고 결과적으로 지식의 소실로 귀결될 수 있음.
과학사와 과학철학이 상호적인 방식을 취할 때 이러한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음.
[pp. 3-4, 27-28쪽]
- 우리가 쉽게 믿는 과학의 많은 결과는 사실 매우 비범한 주장들임.
- 영민하고 지적인 500년 전의 자연 관찰자들이 다음과 같은 명제를 믿기 얼마나 어려웠을지 생각해볼 것
• 지구는 매우 오래되어 나이가 40억 년을 훨씬 넘겼다.
• 지구는 거의 진공인 우주공간에 존재하며 태양 둘레를 공전한다.
• 모든 물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와 원자와 이루어져 있다.
“서구” 문명에 순응하며 사는 오늘날 교육받은 많은 대중들은 주저 없이 이러한 명제 대부분에 동의하고, 자신의 아들딸에게도 그것들을 자신 있게 가르칠 것이며, 또 일부 무지한 사람이 이런 진리에 의문을 품으면 화를 낼 것임.
그렇지만 이런 과학적 상식을 믿는 이유를 말해달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설득력 있는 주장을 제시하지 못할 것임.
이는 묻지 않은 믿음이 진정한 이해인 것처럼 여겨져왔음을 보여주는 것
[p. 4, 28-29쪽]
- 열의 형이상학적 성격에 관한 논쟁을 되짚어보는 대신에, 대체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여기면서 동시에 열에 관한 모든 경험적 연구의 근본이 되는 기초적 난제인 온도 측정법(thermometry)를 살펴볼 것임.
• 우리가 쓰는 온도계가 온도를 정확히 알려준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온도계들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면?
• 온도계 자체가 제시하는 온도 기록에 대한 순환적 신뢰(circular reliance) 없이 온도계 안의 유체가 온도 상승에 따라 정확하게 팽창하는지를 어떻게 시험할 수 있는가?
• 온도계가 없었던 시절의 사람들은 언제나 같은 온도에서 물이 끓거나 얼음이 녹는다는 것을, 그래서 이런 현상이 온도계의 눈금을 매기는 데 쓸 “고정점”(fixed points)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어떻게 알았을까?
• 당시에 알려진 모든 온도계를 물리적으로 망가뜨리고 극도의 뜨거움과 차가움에서, 어떻게 새로운 온도 표준을 정립하고 입증했을까?
• 온도 측정의 실천(practice)을 뒷받침해주는 믿을 만한 이론은 있었는가? 그런 이론이 있었다면, 잘 정립된 온도 측정법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이론들을 경험적으로 검증하는 것을 어떻게 가능했는가?
5-, 31-
(202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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