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데나 붙이는 접두사 ‘K-’를 보면서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게 된다. 옛날에 ‘한국식’이라는 접두사는 한국의 후진성을 나타내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해외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박정희 정권 때 나온 “한국식 민주주의”를 요새 말로 하면 아마도 “K-democracy”가 될 것인데, 이제는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서도 민주화와 관련하여 한국의 민주주의를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다고 해도, 그래서 한국인으로서 느끼는 자긍심이 가슴 속에서 끓어오른다고 해도, 아무데나 뜬금없이 접두사 ‘K-’를 붙이는 것은 이상한 것 같다. 그런 이상행동이 한두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것에 아니라 집단적으로 나타난다면 이는 일종의 사회현상으로 보아도 될 것 같다. 이런 사회현상을 표현할 단어가 없을까? 그래서 내가 고안한 단어가 ‘K-지ㄹ’이다. 뜬금없이 아무데나 접두사 ‘K-’를 붙인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이름 붙인 것이다. ‘지ㄹ’이라는 말이 비속어이고 문제의 소지가 있기는 한데 그만큼 적합한 다른 말을 아직 찾지 못했다. 그래서 적합한 단어를 찾을 때까지 일단은 ‘K-지ㄹ’이라고 할 생각이다.
(2021.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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