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icholas G. Carr (2010), The Shallows: How the Internet Is Changing the Way We Think, Read and Remember (W. W. Norton & Company).
니콜라스 카, 「2장. 살아 있는 통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최지향 옮김 (청림출판, 2015) ]
- 프리드리히 니체가 시력이 나빠져 글을 쓸 수 없게 되자 타자기를 구입함.
- 타이핑 기술을 익힌 후 눈을 감고도 글을 쓸 수 있게 됨.
- 타자기는 니체의 저술에 미묘한 영향을 끼침. 니체의 산문이 더 간결해지면서 새로운 힘이 느껴짐. 니체는 “우리의 글쓰기 도구는 우리의 사고를 형성하는 데 한몫한다”고 말함.
- 뇌의 물리적 작동 방식에 대한 수백 년 동안 유지된 가정은, 성인의 뇌 구조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 어린 시절에는 회로가 연결되지만 성년기에는 고정되며, 20대가 지나면 새로운 뉴런이 생성되지 않고 새로운 회로도 생성되지 않는다는 것.
- 르네 데카르트는 1641년 『성찰』에서 이원론. 이는 뇌에 대한 기능적 사고의 시초.
- 이후 과학자들은 뇌를 기계로 보는 시각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생각, 기억, 감정은 영적 세계의 산물이 아니라 뇌의 물리적 작용으로 인한 생산물이라고 보았다.
- 성인의 뇌가 변하지 않는 물리적 조직이라는 생각은 산업혁명 시기에 지지를 얻음. 뇌는 기계 장치이고, 신경조직은 증기기관이나 전기 동력계처럼 여러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봄. 뇌가 몸 전체를 작동하도록 하므로, 뇌의 변화는 걷잡을 수 없는 기계 고장으로 이어진다는 것.
-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실험을 통해 뇌도 다른 신체 기관과 마찬가지로 개별적인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뇌, 뉴런 사이의 접촉 장벽은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함. 당시 주류 과학계의 견해는, 뇌 조직은 단일하면서 서로 연결된 신경 섬유 조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 1880년대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심리학의 원리(Principles of Psychology)』에서 “신경 조직은 매우 놀라울 정도의 가소성을 지니고 있다”고 함. 이는 프랑스 과학자인 레옹 뒤몽이 습관의 생물학적 결과에 대해 썼던 에세이에서 영향을 받은 것. 1950년 영국의 생물학자 영(J. Z. Young)은 뇌의 구조는 주어지는 임무에 따라 적응하여 변화하는 상태일 수 있다고 주장함.
* 가소성(plasticity): 유전자가 지닌 정보가 특정 환경에 따라 특정 방향으로 변화하는 정도.
- 20세기 중반 ‘생각하는 기계’라고 불리는 디지털 컴퓨터가 등장하자 기계에 대한 비유는 더욱 확대되고 강화되었다. 과학자와 철학자들은 뇌의 회로와 행동까지 컴퓨터 칩에 내장된 것으로 빗대어 말하기 시작함.
- 마이클 머제니치(Michael Merzenich)가 1968년에 한 실험
- 원숭이의 두개골을 일부 제거하고 초소형 프로브를 원숭이의 앞발 감각과 연결된 피질의 특정 부분에 집어넣고, 원숭이의 뇌가 앞발의 느낌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확인하여 ‘마이크로 지도’를 만듦.
- 외과용 칼로 앞발에 상처를 내서 감각 신경을 절단하자 원숭이 앞발의 신경이 마구잡이로 자라서 뇌가 혼란에 빠짐. 손가락 아래쪽 관절을 건들자 뇌는 손가락 끝에서 보낸 감각으로 착각함. 하지만 몇 달 후 뇌가 보내는 신호는 실제 손에서 발생하는 일과 일치함.
- 이후 30년에 걸친 실험은 다 큰 영장류의 뇌에 광범위한 가소성이 있음을 증명함.
- 뉴런 사이의 미세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작용은 다양한 화학반응.
- 같은 경험이 반복되면 뉴런 사이 시냅스 간 결합이 더 강력해지고 많아짐. 더 농축된 신경전달물질의 배출 같은 생리학적 변화나, 기존 수상돌기와 축색돌기에 존재하는 새로운 시냅스 끝부분에 새로운 뉴런의 생성을 이끌어내는 등 해부학적 변화가 일어남.
- 뇌는 기계 같은 형태가 아니며 경험⋅환경⋅필요에 의해 변함. 가장 주목할 만한 큰 변화는 신경조직 손상 결과 일어난다.
예) 어떤 사람이 실명하면 시각 피질이 즉각 청각 처리를 위한 회로로 채워진다. 이 사람이 점자를 배우면 시각 피질은 촉각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처리하는 새로운 임무를 띤다.
- 신경가소성은 불치병 환자에서도 나타난다.
예) 에드워드 토브(Edward Taub)의 실험 치료 프로그램에서는 뇌졸중으로 우뇌의 절반이 손상된 사람이 훈련을 통해 몇 주 만에 일생생활로 돌아감.
- 뇌 조직이 천재적인 이유는 많은 것을 내장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렇지 않기 때문. 여러 번 사고를 반복함으로써 변화할 수 있는 뇌는 진화의 산물이다.
- 신경가소성이 유전자 결정론에서 벗어날 여지를 주기는 하지만 동시에 ‘고착화된 행동’이라는 또 다른 결정론도 있음. 신경사고성은 발전과 학습의 구조인 동시에 병적 증상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예) 우울증, 강박증, 이명 등 정신질환 등
- 또 다른 문제는 우리 뇌가 이들 회로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회로가 약화되거나 와해될 수 있다는 점. 정신적인 기술 연마를 멈출 경우 그것을 잊어버리는 게 아니라 그 기술을 담당하는 뇌 내 공간을 다른 기술이 차지함.
(2017.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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