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異端)과 ‘사이비’(似而非)를 구분 없이 쓰는 경우가 많다.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신흥 종교는 대부분은 이단이거나 사이비라서 “이단 사이비”라고 묶어서 불러도 대충은 맞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이 둘은 다른 개념이다. 이단은 처음에는 정통 교리와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정통 교리에서 벗어나게 된 것을 가리킨다. 사이비는 정통 교리의 이름을 빌렸지만 아예 정통 교리와 관계없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유학자가 자신의 사상적 근원이 공자라고 믿지만 정통에서 많이 벗어났다면 그 사람은 이단이고, 유학자도 아닌 사람이 유학자인 척을 한다면 그 사람은 사이비다.
이단이라고 해서 꼭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을 현혹하기 위해 일부러 이단이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순수하게 교리 해석이나 철학의 차이로 이단이 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사이비는 대체로 사회에 해악을 끼친다. 정통 교리의 이름을 빌릴 필요가 없는데도 굳이 정통으로 위장한다는 것은 숨기고 싶은 검은 속내가 있다는 것이다.
- 이단의 사례: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합시다. 왼뺨을 맞으면 오른뺨을 내밀고 겉옷을 빼앗기면 속옷까지 내어줍시다. 이게 모두 인성 없이 신성만 존재하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 사이비의 사례: “이 성도가 내 성도가 됐는지 알아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어. 옛날에 쓰던 방법 중 하나는 젊은 여집사에게 빤스 내려라, 한번 자고 싶다, 이렇게 해보고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똥이야. [...] 만약에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안 찍는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릴 거야. 생명책에서 안 지움을 당하려면 무조건 이명박 찍어. 알았지?”
(2019.02.26.)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