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lliam Eamon (1985), “From the Secrets of Nature to Public Knowledge: The Origins of the Concept of Openness in Science”, Minerva, 23(3): 321-347 ]
1. Science and Secrets in the Middle Ages
2. The Development of the Right of Intellectual Property
3. The Tradition of Books of Secrets
4. The Critique of “Forbidden Knowledge”
5. Progress and Political Change
6. The Baconian Tradition
7. The Royal Society of London
8. Conclusion
에이먼은 근대 과학의 특징 중 하나인 공공 지식으로서의 개방적인 과학은 고대로부터 전해진 것이 아니라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함.
과학 혁명의 중요한 기여 중 하나는 과학의 개방적인 이데올로기의 등장
에이먼은 비밀스럽고 신비로운 것으로 여겼던 자연에 대한 지식이 과학 혁명기를 기점으로 대중적이고 공개적인 것으로 변했다고 봄.
16, 17세기에 와서야 인쇄술과 같은 새로운 기술의 발달과 협력적 과학 연구를 장려하는 제도의 등장, 그리고 발견의 이득을 지켜주는 제도적 장치(저작권)가 마련되면서 대중적 지식으로서의 과학의 개념이 형성됨.
이러한 변화는 지식의 보급만이 아니라 과학과 대중 사이의 윤리도 바꿈.
중세 유럽에서 지식이 공개되고 보급되지 못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
하나는 인쇄술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
인쇄술이 발달하기 이전, 지식의 전파는 직접적인 강연이나 입소문에 의해 일어남.
이 경우 정확한 전달이 어려움.
지식이 전파되는 과정에서 내용이 소실되거나 변하여 올바른 지식이 전파되지 못함.
그러나 의사소통의 문제만이 지식의 전파를 막고 있었던 것은 아님.
둘째 이유는 중세 유럽의 학자들이 지식의 무분별한 전파를 의도적으로 막은 것.
중세의 학계는 비밀스러운 연구 전통을 지님.
그들은 쉽게 구할 수 없는 고대 그리스나 이슬람 문헌을 연구했고, 그 중 아리스토텔레스 위작 『비밀 중의 비밀』(Secretum secretorum)이 가장 영향력이 큰 문헌이었음.
이 문헌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알렉산더에게 보낸 편지의 형식을 띈 국정 운영을 위한 핸드북으로 시작함.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사람의 주석이나 변형 때문에 원래의 도덕적・정치적 내용에 의학, 천문학, 골상학, 연금술, 마법과 같은 주술적인 주제나 과학적인 주제가 붙어서 백과사전과 같은 것이 됨.
중세인들은 이 책을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연 지식을 이용하여 물질계에 무한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이해함.
중세 학자들은 자격이 없는 자에게는 지식을 전해서는 안 된다고 여겨서 자연 지식을 비밀스럽게 연구했던 것.
비밀은 12세기 이후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세 초 모든 지식이 비밀
12세기 이후에는 자연철학과 논리로 설명되기 힘든 것들이 비밀로 치부되기 시작함.
“오컬트”로 불렸던 자석의 힘이나 약의 효능과 같이 논리적 설명이 힘들고 특별한 훈련을 받은 이들의 감각과 경험에 의존하여 찾아낼 수밖에 없는 잡다한 지식이 비밀이 됨.
이는 12세기 이후의 학자들이 각종 자연의 비밀과 신비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면서도 실험을 계속 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
중세의 학자들은 고대의 문헌을 읽을 뿐 아니라 문헌 속의 지식을 검증하려고 함.
그 대표적인 예가 로저 베이컨.
베이컨의 사례는 중세 학자들이 실험과 경험을 통해서만 감지할 수 있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점차 비밀이라 부르게 되었음을 보여줌.
비밀은 중세를 지나 과학혁명기에 다시 한 번 달라짐.
지식과 기술을 신비화하고 독점하려고 했던 중세의 학자들과 기술자들과는 달리, 과학 혁명기의 학자들은 지식이 공유되어야만 과학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믿음.
자연 지식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된 것.
우선 저작권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변함. 더 이상 지식이나 기술을 비밀스럽게 감출 필요가 없어진 것.
과학혁명기의 학자들은 활발한 서신 교환과 출판을 통한 공동 연구를 통해 과학이 더 발전 할 수 있다고 봄.
에이먼은 프랜시스 베이컨을 비롯한 이 시기의 사람들이 자연철학을 정당한 소유자인 사람들의 손에 돌려놓았다고 평가함. 비밀스럽게 이루어지던 과학 연구와 숨겨졌던 자연에 대한 지식이 모두에게 공개될 수 있었기 때문.
(201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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