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주말에 집에 갔을 때였다. 화천이 새끼가 나를 보고 반가워하며 달려들더니 조금 이따가 수돗가에 근처에서 알짱거렸다. 평소 고양이들은 수돗가 근처에서 대야에 담긴 물을 마셨다. 물이 얼어서 물도 못 마실 텐데 왜 고양이들은 수돗가 근처에서 알짱거렸을까. 물을 못 마셔서 그런가 싶어서 고양이 밥그릇에 따뜻한 물을 채우자, 화천이 새끼는 그 물을 금방 다 마셨다.
어느 날은 화천이 새끼가 현관문 앞에서 나를 한 번 보더니 자기 밥그릇을 들여다보았다. 왜 그러나 싶어서 보니까 밥그릇에 담아놓은 물이 얼어있었다. 뜨뜻한 물을 밥그릇에 부어 얼음을 녹이자 화천이 새끼는 물 한 그릇을 다 마셨다. 화천이 새끼가 수돗가에서 알짱거린다든지 밥그릇을 멀뚱히 보는 것은 일종의 의사 표현이었던 것 같다.
화천이는 배가 고프면 현관문이 열릴 때 집 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그럴 때마다 화천이한테 밥을 주었더니 이제는 맹렬하게 집 안으로 뛰어 들어와 놓고는 밥을 줄 때까지 여유 있게 좌우를 살피면서 천천히 집 안을 걸어 다닌다. 예전에 화천이가 집 안에 뛰어 들어와서 밥상 위에 올라가고 싱크대 위에 올라가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지금은 그렇다. 화천이가 의사 표현 방법을 알아서 불필요하게 힘을 안 빼는 모양이다.
(20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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