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부총장이 학생들과의 면담에서 융복합학과의 예시로 웹툰창작학과를 들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신문기사로도 나왔다.
7일 경희대와 총학생회에 따르면 경희대 총학생회와 총학생회 준비위원회는 지난 1일 한 부총장과 프라임 사업과 관련해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균태 부총장은 “국문학과와 전자전파공학과를 합쳐서 웹툰창작학과를 신설하는 방안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총학생회 측은 “본부가 예시로 들었던 국문학과와 전자전파공학과를 합친 웹툰창작학과 식의 융복합학과가 운영이 가능할지도 의문스러울 뿐만 아니라 이 같은 방식의 학과 신설이 학교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문학과와 전자전파공학과를 융합해서 웹툰창작학과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뜬금없는 발상이다. 아무리 봐도 경희대 부총장이 학과를 통폐합하기 싫어서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 처세왕 최몽룡 교수가 국정교과서 집필진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거절할 수도 없고 수락할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에서 절묘한 방법으로 위기를 모면했던 일을 떠올려보자. 최몽룡 교수는 “아이, 나는 몰라. 요즘 치매현상이 많아” 하면서 내부 정보를 폭로하며 실컷 엿을 먹이고는 이틀 만에 유유히 빠져나갔다. 경희대 부총장도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한 것은 아닐까?
경희대 부총장이 정부 방침을 따르기로 했다면, 융복합 사례로 그럴듯한 것을 제시해서 학과 개편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려 했을 것이다. 부총장씩이나 하는 사람이 “국문학과 + 전자전파공학과 = 웹툰창작학과”라는 발상을 하는 것이 정상인가. 정부 방침에 불만을 품고 미친 척 해서 학생들의 반발을 유도한 것이 분명하다.
이 지점에서 보아야 할 것은, 부총장이 왜 하필이면 웹툰창작학과를 융복합 학과의 사례로 들었냐는 점이다. 웹툰을 안 보는 사람은 이런 발상을 하기 힘들다. 경희대 부총장은 웹툰을 즐겨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할 수 있다. 웹툰은 이말년이고, 어쩌면 부총장은 이말년 팬일지도 모른다.
이말년 만화의 전형적인 흐름을 이 사태를 생각해보자. 첫 번째 컷에서 정부가 이상한 사업을 추진하고, 두 번째 컷에서 그에 맞추어 부총장이 학생들 앞에서 이상한 소리를 했다. 그렇다면 세 번째 컷에서 경희대 학생들이 주먹을 휘두르며 “고만해 미친놈아!”를 해주었어야 했다. 그래야 네 번째 컷에서 “그렇게 지구는 멸망했다”고 하면서 웹툰이 끝난다. 개그는 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개그를 받아주는 사람도 중요한데, 경희대 학생들은 받쳐주는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
어쨌거나, 결론은 와장창, 목요일에는 네이버 목요웹툰 <이말년 서유기>다. 이말년은 위대하다. 이말년을 찬양하자. 이말년 만세. 끝.
* 링크(1): [한국대학신문] 경희대 웹툰창작학과 신설 논란
(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154048 )
* 링크(2): [네이버웹툰] 이말년 서유기
(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02921 )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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