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인사 때 같이 보낸 사진은 나비 사진이다. 어차피 될 아재라면 차별화된 아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작년 추석부터 추석 인사 때 달 그림이나 사진 대신 가을의 다른 풍경이나 소품 같은 것을 사진 찍어서 메시지와 함께 보내기로 했는데, 올해 추석에는 마땅한 것이 없어서 호랑나비 사진을 보냈다. 뒤란에 떨어진 홍시를 주워다 방문 앞에 놓았더니 호랑나비가 와서 빨아먹고 있는 것을 사진으로 찍은 것이다.
추석 때 성묘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어머니께서 고구마꽃이 피었다고 하셨다. 산소와 바로 붙어 있는 고구마밭에 고구마꽃이 서너 송이 피었다. 벌초할 때는 고구마꽃이 안 보였는데 성묘 마치고 돌아갈 때 보였다.
고구마꽃은 심하게 덥고 가물 때 피기 때문에 원산지인 아프리카에서는 고구마꽃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몇십 년 만에 한 번 볼 수 있다고 알고 있다. 10년 전쯤에 고구마꽃을 보았을 때는 고구마밭 여기저기에 고구마꽃이 잔뜩 피었었는데 올해는 몇 송이 피지 않았다.
고구마꽃을 사진 찍고 호랑나비 대신 고구마꽃 사진을 보낼 걸 그랬나 싶었는데, 막상 찍은 것을 보니 고구마꽃이라고 해도 별 게 없었다. 내년에는 조금 더 예쁜 사진을 찍기로 했다.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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