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3

외가에서 본 고양이들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들이 최근에 연달아 모두 죽었다. 화천이는 집을 나가 행방을 알 수 없고, 화천이의 하얀 새끼들은 큰 놈이나 작은 놈이나 모두 죽었다. 검은 새끼는 죽지는 않고 동네를 돌아다니고 있으나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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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이의 새끼들이 왜 죽었는지는 모르겠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어느 날부터 고양이들이 죄다 비실비실하더니 집에서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옆집 그늘 밑에서 다 큰 하얀 고양이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나는 죽은 고양이를 화장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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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하는 것이 화장하는 것보다 더 간단하기는 하지만, 자기 몸에 흙이 묻을까 항상 핥던 고양이를 땅에 묻는 것이 좀 꺼림칙했다.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고대 인도에서는 귀족이나 군인 등 고귀한 신분의 사람들은 화장하고, 그렇지 않은 신분의 사람들은 매장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뒤로 나는 고양이가 죽으면 매장보다는 화장을 한다. 버려진 가구를 해체해서 목재 부분을 쌓아놓은 다음, 불을 붙이기 전에 불이 들어가니 어서 나오라고 세 번 말하고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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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화장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채구멍에서 큰 놈 하나와 작은 놈 하나가 죽은 채로 같이 발견되었다. 두 마리를 화장하고 나서도 시체 썩은 냄새가 나서 살펴보니, 처마 밑 책상 밑에서 새끼 한 마리가 또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또 화장했다. 논밭에 뿌린 제초제를 먹어서 죽은 건지, 날씨가 더워서 온열 질환으로 죽은 것인지 모르겠다. 입 주위에 거품도 없었고 자듯이 죽었으니 농약 먹고 죽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주변 이야기를 들으니 고양이도 홍역에 걸린다는데, 백신을 맞히지 않은 우리집 고양이들이 홍역에 걸려 비슷한 시기에 죽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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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가에서 보니 동네에 돌아다니는 길고양이가 마치 집고양이처럼 사람을 따랐다. 처음 본 사람도 경계하지 않았다. 집에 데려가고 싶었으나 너무 커서 데려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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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에는 고양이가 새끼를 일곱 마리나 낳았으니 두 마리만 가져가라고 했다. 어머니는 암컷은 새끼를 너무 자주 낳으니 수컷 한 마리만 데려가겠다고 했다. 옆집에 가서 보니 새끼가 너무 어려서 내가 데려와도 살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스포이트로 우유를 먹이며 지극정성으로 돌보면 살릴 수도 있겠지만, 내가 집에만 붙어있는 사람도 아니고 어머니도 회사에 다니니, 괜히 걷지도 못하는 고양이 새끼를 데려오면 객지에서 죽게 만들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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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새로 데려갈 고양이의 이름을 “해남이”로 지어놓았으나 큰 고양이든 작은 고양이든 데려올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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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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