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9

조 바이든의 한화 정책



상온 초전도체 드립 중에 한국에서 상온 초전도체가 정말로 개발되었다면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이 자기가 풍양 조씨임을 밝히게 될 것이라는 짤이 있다. 나는 그 드립을 보고 한참 웃었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그와 유사한 사례가 있기는 있다.

당고조 이연은 당을 세운 뒤 자기 선조가 노자라고 주장하면서 도교를 장려했다. 노자도 이씨이고 자기도 이씨니까 노자가 자기 선조라는 건데, 이건 완전히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이연은 원래 이씨가 아니라 선비족인 탁발씨 출신이기 때문이다. 중국 5호 16국 시대, 북위의 효문제는 적극적인 한화 정책을 펴서 선비족이 한족의 옷을 입고 한족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한족과 결혼하도록 했다. 당고조 이연도 선비족인 탁발씨 출신이다.

조 바이든 풍양 조씨 드립은 한국에서 정말로 상온 초전도체를 만든다면 조 바이든이 한화 정책을 펼 것이라는 이야기다. 여기서 한화 정책은 漢化政策이 아니라 韓化政策일 것이다.

* 뱀발

당태종 시기에 ‘법림’이라는 스님이 당나라 황제가 탁발씨 핏줄인 거 다 아는데 왜 이씨를 자청하며 노자 후손인 척하고 주나라와 관련 있는 척하느냐고 따졌다가 당태종한테 죽을뻔 한 일이 있다. 당태종은 법림을 감옥에 넣으며 “법림은 관음보살의 이름을 읊으면 창칼로도 해치지 못한다고 했으니 감옥에서 7일 동안 관음보살의 이름을 읊게 한 뒤 칼로 베라”고 했다. 날짜가 되자 집법관이 물었다.

- 집법관: “관음보살을 읊은 게 효과가 있겠는가?”

- 법림: “저는 관음보살을 읊지 않고 폐하를 읊었습니다.”

- 집법관: “어째서 폐하를 읊었는가?”

- 법림: “폐하가 바로 관음보살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우 진실을 밝히는 것은 목숨을 바칠 정도로 중요한 일일 수도 있지만,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굳이 목숨을 바칠 필요는 없을 수도 있겠다.

* 참고 문헌

이중톈, 『이중톈 중국사 14: 선종의 흥기』, 김택규 옮김 (글항아리, 2021).

(2023.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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