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더울 때 화천이가 현관문 문턱에 있는 시멘트 대신 배를 붙이고 쉬라고 화강암 돌판을 주워온 적이 있는데, 화천이는 이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계속 시멘트 부분에 배를 붙이고 쉬었다. 화천이는 왜 화강암 돌판을 외면했을까? 당시 화강암 돌판은 널따란 한 덩어리가 아니라 둘로 쪼갠 것을 합쳤을 때 겨우 고양이 한 마리가 엎드릴 수 있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배를 댈 때의 촉감 등이 안 좋았을 수 있다.
몇 달 전, 창고를 정리하던 중 넓적한 돌판을 여러 개 발견했다. 몇 년 전 아버지가 어디서 얻어와서 창고 구석에 박아둔 돌판이었다. 이 정도 크기라면 화천이가 엎드려 쉬기에 충분했다. 여름에 현관문 근처에 돌판을 두었다. 화천이는 또 외면했다. 현관문 문턱의 시멘트 부분보다 덜 시원해서 그랬나?
현재 돌판은 화천이의 밥상으로 쓰고 있다. 돌판의 정확한 가격은 모르겠으나, 아마도 화천이의 밥상이 내 밥상보다는 비쌀 것 같다.
(20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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