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물류창고 우수관을 매설할 수 없는 곳에 어떤 이유에서인지 건축허가를 내주어서, 나는 시청에서 건축허가를 잘못 내주었다고 여러 번 민원을 보냈는데, 시청에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허가를 내준 것이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보냈다. 분명히 나는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는데 시청에서 그딴 식으로 나와서 나는 사유지에 나무 60여 그루를 심어서 시청이 건축허가를 잘못냈음을 입증했다. 건설업체에서 재물손괴를 저지르지 않고는 우수관을 매설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해당 공무원만 족치면 되는데 그게 쉽지 않다.
하여간, 내가 아는 사람들한테 이러한 이야기를 하면 다들 흥미로워한다. 기업에 취업해본 적도 없고 사업해본 적도 없고 대학교와 대학원만 다녀본 대학원생이 공무원과 건설업자의 횡포를 막고 동네를 지키는 이러한 감동 실화를 어디서 듣겠는가? 그런데 내 이야기를 듣고 업체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가끔씩 있다. 물류창고 주인이 아무리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돈을 상당히 많이 들였을 것인데 그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는 것이다. 그런 걱정을 들으면 나는 이렇게 반문한다. “그걸 왜 걱정하지?”
물류창고 건설에 물려있는 돈은 14억 원 정도 된다. 이걸 내가 어떻게 아느냐? 업체에서 아버지한테 민사소송을 걸었고 이와 관련하여 법원에서 보낸 소장에 관련 자료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공사방해로 인한 피해액이 8천만 원 정도 된다면서 그와 관련된 자료를 보낸 것인데, 아버지가 그 정도로 피해를 입힌 것은 아니고 아마도 우리가 청구액을 보고 놀라서 싹싹 빌고 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길을 열도록 하려고 업체에서 최대한 액수를 부풀렸을 것이다. 하여간, 물류창곡 건설과 관련하여 14억 원이 물려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예전에 물류창고 사장의 장모라고 하는 사람이 우리집에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다 간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장모라는 사람은 물류창고 관련해서 들어간 돈이 20억 원이라고 주장했다. 나는 물류창고와 미분양 연립주택이 한 편이라고 의심하고 있었고 연립주택의 건물주 이름이 여자 이름이었는데 마침 장모가 찾아와 20억 원이라고 했던 것이다. 내가 없을 때 찾아온 것이라 그 여자의 이름을 묻지는 못했는데, 하여간 내 추측대로 물류창고와 연립주택이 하나로 엮여 있다면 정말로 거기에 들어간 돈이 20억 원 정도 될 것이다. 그런데 20억 원이 묶여있는데 어쩌라고? 내가 넣으라고 했나?
사업을 더럽게 하면 망해야 한다. 그런 업체들이 죄다 망해서 시장에서 사라져야 사업을 멀쩡하게 하는 사람들이 사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우리 마을의 물류창고의 경우는 제도나 규제의 문제도 아니고 업체에서 대놓고 사유지를 침범하는 허가를 내달라고 해서 이렇게 된 것 아닌가? 당연히 망해야 한다. 그 따위로 사업을 하면서 번창하기를 바라면 안 된다. 20억 원이 아니라 200억 원이 들어갔다고 해도, 사업을 더럽게 했으면 망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망하는 것을 본보기로 보여주어야 시골 사람을 우습게 보고 일을 이 따위로 처리하지 않는다.
3년 전에 <경인일보>에 우리 마을의 일이 실렸던 적이 있는데 나는 이를 최근에야 알았다. 어떤 업체가 토지 주인의 이용 동의도 받지 않고 마을 입구 사유지를 불법으로 도로를 확장하여 포장한 일이 2018년에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내가 물류창고와 관련되었을 것으로 추측하는 연립주택의 진입로 등과 관련되었을 것인데, 시청에서는 그 도로를 이용하여 인근에 개발행위 허가를 내주었다. 토지 주인은 여러 번 시청에 불법행위에 대한 강제철거 등을 요구했지만 시청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개발행위 허가도 취소하지 않았다. 내가 이 일을 진작 알았다면 이것과 관련해서도 조치를 취했을 것인데, 마을 사람들끼리 분쟁이 있어서 이 일이 나에게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다.
민원이 들어와도 대충 뭉개다가 건물을 다 지어놓고는 이제 와서 어쩔 것이냐, 다 지은 건물을 부수냐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건설업자와 그와 결탁한 공무원이 흔히 쓰는 수법이다. 짓지 말았어야 하는 건물을 지어놓고 배짱부리는 것을 순순히 받아주었기 때문에 건설업자와 공무원의 버릇이 나빠진 것이다. 건설업자는 건설업자대로 망하게 만들고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족쳤다면 그런 못된 버릇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에 벌어진 검단 아파트 사태도 아마도 비슷한 방식으로 일어난 일일 것이다. 건설사들은 ”2014년 땅을 인수할 당시 전 소유주였던 인천도시공사가 김포시에서 택지개발 현상변경 허가를 받아 문제없을 줄 알았다”고 주장한다는데, 정말로 몰랐을 리는 없고 아마도 대충 뭉개면서 아파트를 다 지어놓은 다음 다 지은 아파트를 부수어야 하느냐고 배짱부리면서 대충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다 지은 아파트를 부수라고 하겠느냐 싶었을 것이다. 그러니 아파트 3400채를 다 부수게 해야 하고 돈도 다 토해내게 해서 건설사 세 곳이 모두 망하게 해야 한다. 제도가 미비해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는데 아파트를 다 지어놓고 보니 경관이 안 좋아졌더라는 것도 아니고, 이미 법과 제도가 멀쩡히 있는데도 대충 뭉개면서 배짱부린 것이니 철저하게 망하게 해야 한다. 그런 식으로 3400채가 날아가는 것을 본보기로 보여주면, 아무리 착하고 마음이 여린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짜잔한 업체가 사업 더럽게 하다가 망하는 것을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 링크(1): [경인일보] 화성시 ‘불법 포장 도로 인정’ 개발허가
( 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180912010004180 )
* 링크(2): [청와대 청원] 김포장릉 인근에 문화재청 허가없이 올라간 아파트의 철거를 촉구합니다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601310 )
(202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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