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풍자 개그에 활용할만한 캐릭터가 떠올랐다. 어용학자 캐릭터다.
무대에 두 명이 등장한다. 한 명은 어용학자, 다른 한 명은 사회자이다. 시사프로그램에 어용학자가 출연해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며 정부 편을 드는 방식으로 개그를 하는 것이다. 적당히 그럴듯하게 우기면 사람들이 개그인 줄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어용학자 캐릭터를 맡은 연기자는 개억지를 쓰면서 박박 우겨야 하는데, 그러면서도 학자니까 천천히 차분한 말투로 억지를 써야 한다. 형식과 내용의 부조화가 핵심이다.
어용학자가 억지를 부리고 사회자가 난처해하는 구도로 가는 것도 좋겠지만, 사회자가 아예 어용학자 편을 들고 다른 정상적인 학자가 여기에 분개하며 펄펄 뛰는 구도로 가는 것도 좋겠다. 그렇게 되면 무대에는 세 명이 등장해야 할 것이다. 어용학자, 사회자, 그리고 정상적인 학자. 어용학자는 차분하게 억지를 쓰고, 사회자는 어용학자의 억지를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정상적인 학자는 얼굴이 뻘개져서 펄펄 뛰는 것이다. 이 때 정상적인 학자 역할로 나오는 사람이 이왕이면 시정잡배 같은 모습을 하는 것이 좋겠다. 여기에 설정을 하나 추가하면, 방청객이나 시청자 의견을 추가하는 것이다. 당연히 방청객이나 시청자도 어용학자 편을 들고 정상적인 학자를 비난해서 정상적인 학자가 펄펄 뛰다 뒷목 잡고 쓰러지는 장면도 넣을 수 있겠다.
그러면 어용학자 이름은 뭐라고 지으면 좋을까? 특정 인물이 연상될 수도 있으니 어용학자든 정상적인 학자든 이름을 붙이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이런 대사는 넣을 수 있지 않을까?
- 정상 학자: “아니,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당신 어용학자예요?”
- 어용학자: “네, 전 어용 학자입니다.”
- 정상 학자: “뭐라구요? 어용이라구요?”
- 어용학자: “네, 전 어용입니다. 잘못됐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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