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vid B. Resnik (1994), “Hacking’s Experimental Realism”, Canadian Journal of Philosophy 24, pp. 395-412. ]
■ 기존 논의 [p. 395]
- 실재론에 관한 전통적인 논쟁은 과학적 표상에 관한 쟁점에 초점을 맞추고 과학적 개입에 관한 쟁점에 초점을 안 맞추는 경향이 있음.
• 이론들과 세계, 과학적 추론의 본성, 과학적 설명의 구조의 관계
• 실험과 기술에 관한 것은 아님.
- 해킹의 실험적 실재론은 실재론의 방어를 표상에서 개입으로 옮김.
• 이론이 참일 것을 요구하지 않으며, 실재론을 옹호하기 위해 최선의 설명으로의 추론에 의존하지 않음.
• 실재론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명은 우리가 대상들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
■ 논문의 목적 [pp. 395-396]
- 레즈닉이 논문에서 논증하는 것
• (1) 실험적 실재론을 옹호하는 해킹의 논증은 ‘과학의 성공’ 논증의 다른 버전임.
• (2) 실험적 실재론자가 이론적 존재자들을 기술하는 이론이 적어도 근사적으로 참이라고 가정한다면, 그 사람은 이론적 존재자들에 관한 지식만을 가질 수 있음.
• (3) 실험은 해킹이 주장하는 것만큼 이론-독립적이지 않음.
- 실험은 개입의 형식이지만 개입은 표상의 지도를 강하게 받음.
I
396
- 철학에서 ‘실재론’은 남용되는 단어이므로, 해킹이 ‘실재론’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중요함.
- ‘real’라는 단어는 대비되는 것으로부터 도출된다는 점에서 ‘바지 단어’(trouser-word)
• 예) 진짜 다이아몬드(real diamonds)는 큐빅 지르코늄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등
- 과학적 용례에서 실재(real)는 인과와 연결됨.
• 실재하는 존재자들(real entities)은 세계와 인과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비-실재적 존재자들은 그렇지 않음.
396
- 해킹은 실재론을 이론 실재론과 존재자 실재론으로 구분함.
- 이론 실재론자는 과학 이론이 세계의 인과적 구조와 속성을 정확하게 기술한다고 주장함.
- 이론 실재론자들이 믿는 것
• (1) 이론은 우리가 믿는 바와 독립적으로 참이거나 거짓
• (2) 참은 세계가 존재하는 방식에 의해 결정됨(즉, 대응적 참)
• (3) 어떤 이론들은 근사적으로 참
• (4) 이론들은 참을 목적으로 함.
- 이론 반-실재론자는 이러한 주장들의 일부 또는 전체를 부정할 것.
- 존재자 실재론자는 이론적 존재자들(또는 속성, 과정, 사건)만 실재한다고 주장함.
• 그러한 존재자들이 세계의 인과적 구조의 일부
- 존재자 반-실재론자는 이론적 존재자들이 유용한 허구, 논리적인 구성물, 추론을 위한 도구라고 주장함.
396-397
- 많은 실재론자들은 존재자 실재론자이면서 이론 실재론자이며, 존재자 실재론은 상당히 자주 이론 실재론에 근거함.
• 우리가 어떤 이론이 참이라고 믿는다면, 그 이론이 상정하는 존재자들이 존재한다고 믿을 좋은 이유가 있음.
- 그러나 해킹은 이론 실재론이 없는 존재자 실재론이 가능하다고 함.
• 존재자 실재론이 이론 실재론에 근거할 필요가 없다는 것.
- 해킹은 자신이 존재자 실재론자라고 함.
• 존재론은 이론이나 참에 관한 것이 아님.
• 실험자는 도구로 사용되는 존재자들에 관한 실재론자이기만 하면 됨.
- 레즈닉은 해킹의 실재론을 이론-독립적인 존재자 실재론(theory-free entity realism)이라고 부르기로 함.
397
- 해킹의 논증은 논쟁적인 형이상학적⋅인식론적⋅의미론적 관점만큼이나 과학적 실험에 대한 분석에 의존함.
- 실험에 관련된 논증은 간단함.
• 실험은 대개 연구되는 현상들에 관한 이론의 지도 없이 진행됨.
• 현상에 관한 이론뿐 아니라 도구에 관한 낮은 수준의 일반화에 의존.
• 그러나 실험자들이 현상에 관한 성숙한 과학 이론들에 동의할 필요는 없음.
• 도구를 만드는 데 이론이 필요하지만, 도구를 사용하는 데 이론이 필요하지 않음.
- 해킹은 과학에서의 관찰에 대해서도 비슷한 언급을 함.
• 이론의 지도를 받지 않는 관찰은 완전히 이론-적재적일 필요가 없다는 것.
398
- 해킹 논증의 형이상학적 부분은 인과에 관한 반-흄적인 분석과 법칙과 모형에 관한 도구주의자들의 설명에 의존함.
- 흄주의자들의 입장
• 인과적 주장들은 자연에서 관찰된 규칙성들에 기반하며, 우리는 그 규칙들을 과학적 법칙들로 형식화함.
• 우리가 상정하는 원인들은 실재하지 않으며, 규칙성들만 실재함.
- 해킹은 원인은 실재하지만 규칙성은 실재하지 않는다고 함.
- 해킹은 인과와 법칙에 관한 카트라이트의 설명을 따르며, 물리학의 이론적 법칙들은 기껏해야 단순한 도구라고 주장함.
• 이론적 법칙은 근사적임. 법칙은 예외들 때문에 벌집이 되며 이상화에 의존함.
• 게다가, 물리학자들은 동일한 현상을 기술하기 위해 (일부는 상호모순되는) 수많은 모형들을 사용함.
• 물리 법칙과 모형은 기껏해야 도구이지만, 그것들이 기술하는 존재자는 도구가 아님.
• 근본 원인들은 실재하지만 규칙성은 실재하지 않음.
• 그러므로 물리학자들은 과학적 법칙이나 모형에 근거하지 않고서도 인과적 주장을 할 수 있음.
- 법칙과 모형을 과학 이론의 근간이라고 여긴다면, 이 견해는 반-실재론을 함축할 것.
398-399
- 해킹의 형이상학은 부분적으로 지시체 인과 이론의 지지를 받음.
• 해킹은 지시체 인과 이론의 퍼트남 버전의 영향을 받음.
- 지시체 인과 이론이 발전하기 전에는 과학철학에서는 의미에 관한 기술 이론이 지배적
- 기술 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단어들은 지시체와 의미(또는 뜻)를 가짐.
• 단어들(또는 구절들)은 그것들이 지시하고자 하는 (만일 존재한다면) 대상들을 나타내며, 단어들의 의미는 우리가 그것들에 귀속시키는 기술구에서 도출됨.
• 그러므로 ‘물’은 ‘H₂O’를 의미하며, 우리는 ‘물’이라는 단어를 수증기, 얼음 등 대상들을 지시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음.
- 그러나 우리의 기술이 변한다면 의미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 우리가 물을 ‘깨끗한 액체’로 기술했다가 ‘수소분자 두 개와 산소분자 한 개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기술한다면 우리는 동일한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인가?
- 이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문제제기는 과학 이론들이 공약불가능하다는 토마스 쿤의 논제
• 연속적이고 경쟁하는 이론들은 심지어 동일한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도 아님.
• 따라서 경쟁하는 이론들을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함.
• 우리가 이론 중립적인 방법들과 증거 기반을 가진다고 해도, 우리의 언어 자체가 이론 의존적이어서 우리는 이론들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없음.
- 이러한 쿤의 관점은 반-실재론적 함축을 가짐.
• 실재도 이론 의존적이라는 것. 객관적 실재는 없고 특정한 이론 집합들을 공유하는 연구 공동체에서 통용되는 실재만 있을 뿐임.
399-400
- 해킹에 따르면, 퍼트남의 지시체 인과 이론은 경쟁하거나 연속적인 이론들을 다루는 과학자들이 어떻게 ‘여전히 동일한 것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는지’를 보여줌.
- 퍼트남에 따르면, 어떠한 단어의 의미는 네 가지 요소를 가짐.
• 구문론적 표시(syntactic marker): 단어를 문법적인 방식에 따라 명사, 동사 등으로 분류함.
• 의미론적 표시(semantic marker): 해당 단어가 나타내는 일반적인 범주를 나타냄.
• 스테레오타입(stereotype): 해당 단어와 관련된 기술
• 지시체(referent): 해당 단어가 무언가를 지시할 때 그것이 지시하는 것
- 스테레오타입은 변하지만 지시체, 구문론적 표시, 의미론적 표시는 변하지 않음.
- 그러므로 경쟁하거나 연속적인 이론들을 수용하는 과학자들은 그들이 그것들을 다른 방식으로 기술하더라도 여전히 동일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음.
399-400
- 이러한 의미론적 견해는 공약불가능성에 관한 우려를 불식시키므로 (일반적인) 실재론에 중요한 귀결을 가짐.
• 다른 이론들이 동일한 대상을 언급할 수 있으므로, 이론들을 비교할 수 있다는 것.
• 과학자들은 대상들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위해 다른 기술구들(스테레오타입들)을 사용할 수 있지만, 논의되는 대상들은 기술구들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함.
- 이러한 견해는 이론에 관한 반-실재론자이면서 존재자에 대한 실재론자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에 해킹의 실재론에도 중요한 귀결을 가짐.
• 스테레오타입처럼 이론도 나타났다가 사라짐.
• 그러나 이론이 기술하는 존재자들, 즉 그것들의 지시체들은 똑같이 남아있음.
- 해킹은 이러한 의미론적 관점이 인식론적 귀결을 가지는 것도 희망함.
• 이론적 존재자를 수용하는 것이 이론에 대한 회의주의와 양립할 수 있다는 것.
II
400
- 해킹의 논증은 세계에 개입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초점을 맞춤.
- 개입은 인식자들이 어떤 것들을 다루거나 만들거나 변화시키기 위해 세계를 사용하는 일종의 인과적 과정.
- 표상은 인식자들이 세계를 표상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는 일종의 인과적 과정
• 표상(표상 과정의 산물)은 세계에 대한 ‘다소간의 공적 유사성’(more or less public likenesses)을 의도함.
• 과학자들은 과학 이론과 개념들을 통해 세계를 표상함.
400-401
- 해킹은 실재론에 대한 전통적인 논증들은 개입이 아니라 표상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함.
• 전통적인 논증은 우리의 이론과 개념이 세계를 정확하게 표상하는지에 관한 것.
• 표상에 초점을 맞춘다면, 과학적 실재론은 매우 모호한 입장.
• 우리가 표상 밖에 있는 것을 절대로 알 수 없다면 가장 그럴듯한 귀결은 관념론.
- 해킹은 우리가 어떻게 세계에 개입하는지에 초점을 맞춤.
• 일반인들은 건물을 짓고, 차를 운전하는 등 세계에 개입함.
•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세계에 개입함.
• 실험에서 현상을 산출하고 통제하고 관찰하기 위해 세계의 인과적 구조를 이용함.
• 우리가 세계의 일부를 사용하여 세계에 개입한다면, 우리는 개입하기 위한 도구가 실재한다고 믿을 만한 자격이 있음.
- 존재자 실재론에 관한 해킹의 논증 요약
• 1. 우리는 이론적 존재자가 실재한다고 믿을 권리가 있다 iff 우리가 그러한 존재자를 가지고 세계에 대하여 무언가를 할 수 있다.
• 2. 우리는 전자와 같은 이론적 존재자들을 사용하여, 니오븀 볼의 전하를 바꾸는 등 세계에 대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
• 3. 그러므로 우리는 전자와 같은 이론적 존재자들이 실재한다고 믿을 권리가 있다.
401-402
- 얼핏 보면 이 논증은 상당히 설득력 있음.
• 실험에서 우리는 인과적으로 대상들에 영향을 미치거나 조작함.
• 실험에서 우리가 조작하는 대상들이 실재한다고 믿는 편이 합리적.
• 이론적 존재자가 도구로 사용될 때 그것은 단지 가설적인 것이 아니라 실재가 됨.
- 이 논증은 폭넓게 적용할 수는 있지만, 모든 경우를 포괄하는 실재론을 옹호하는 논증으로 제안된 것이 아님.
• 해킹은 실재론이 사례에 기반하여 옹호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함.
• 우리는 개별 과학의 실험적 방법들, 도구들, 이론적 가정들을 검토해야 함.
• 그 과학이 실험 도구로 자기가 상정한 것을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은 실재이며, 그렇지 않다면 가설적인 것에 불과할 것.
- 이 관점은 우리가 전자에는 실재론자일 수 있지만 쿼크에는 실재론자일 수 없음을 함축함.
• DNA에 관한 실재론자일 수 있지만 종(species)에 관한 실재론자일 수 없음.
• 해킹은 자신이 천체물리학의 대상들에 관한 반실재론자라는 것까지 인정함.
III
402-
- 지금까지 해킹의 실재론에 관한 대부분의 비판적 논의는 위에서 언급한 논변의 전제(1)에 초점을 맞춤.
- 예: 해킹에 반대하여 천체물리학에 대한 실재론을 옹호한 샤퍼(Dudley Shapere)
• 해킹이 말하는 ‘사용’(use)이 정확히 무엇인지가 모호함.
• ‘사용’은 ‘조작’(manipulate)’이나 ‘제어’(control)의 능동적 의미로 이해될 수 있고, ‘채용’(employ)이나 ‘개발’(exploit)의 수동적 의미로도 이해될 수 있음.
• 중력 렌즈(gravitational lenses)는 그 뒤에 있는 천체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게 하므로 그 천체를 실재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음.
- 레스닉은 샤퍼의 주장에 동의하지만, 이 논문에서는 다른 세 반박을 논의하겠다고 함.
- 반박(1): 해킹은 거부하겠지만, 해킹의 논변은 또 다른 버전의 ‘과학의 성공 논변’임.
• 위에서 언급한 정식화된 해킹의 논변에서 전제(2)에 관한 것.
- 레즈닉의 관심사는 이론적 존재자를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을 어떻게 옹호할 수 있느냐는 것.
• 이러한 주장은 인과적 주장이므로 매우 복잡한 논변이 필요함.
403
- 질문(1): ‘당신은 어떻게 인과적 주장들을 지지하는가?’
- 흄은 경험으로부터 인과적 주장들을 연역하지 않는다고 지적함.
• 인과적 주장들은 귀납에 기반한다는 것.
• 자연에서의 규칙성들을 관찰하고, ‘유사한 결과들은 유사한 원인들을 가진다’는 귀납 원리에 기초하여 규칙성으로부터 원인을 추론함.
- 흄은 귀납이 정당화되지 않은 형식의 추론이므로, 인과적 주장도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함.
- 흄의 의심이 인과성과 관련된 논의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가지지만, 많은 철학자들은 귀납적 추론이나 귀추적 추론을 통해 우리가 인과적 주장들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믿음.
• 철학자들은 통계적 추론에 기초한 인과관계들에 대한 귀납적 논증들을 옹호함.
• 인과적 주장들이 최선의 설명으로서의 추론이나 귀추적 추론에 기초한다는 것.
• A는 B를 일으킨다 iff ‘A가 B를 일으킨다’는 가설은 증거에 대한 최선의 설명을 제공함.
403-404
- 해킹은 관찰된 규칙성에 기반하여 인과적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음.
• 그러므로 해킹은 인과적 주장들을 정당화하기 위해 귀납적 접근을 취하지 않을 것.
• 해킹에게 남은 유일한 대안은 귀추적 접근.
• 해킹은 특정한 과학적 추론 방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해킹의 논증은 실재론을 옹호하는 귀추론자 논변과 매우 비슷함.
- 스마트: 실재론은 특정한 과학 이론들의 예측적 성공과 설명적 성공에 대한 최선의 설명.
• 거짓인 이론이 정확한 예측과 좋은 설명을 제공한다면 믿을 수 없는 우연의 일치.
• 그러므로 우리는 설명적 성공과 예측적 성공을 이룬 이론이 참이라고 믿어야 함.
- 보이드: 실재론은 과학적 방법론의 성공에 대한 최선의 설명.
• 성공적인 과학 이론들이 근사적으로 참이며 참되게 지시한다는 것을 믿어야 함.
- 두 논증에서 성공은 공인된 사실이며 실재론은 이 사실에 대한 최선의 설명이라고 함.
404-405
- 해킹의 논증도 실재론을 옹호하는 ‘과학의 성공 논증’ 중의 하나임.
• 스마트와 보이드가 이론 과학의 성공(예측과 설명에서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해킹은 실험 과학의 성공에 초점을 맞춤.
- 실험에서의 성공은 원했던 결과들을 산출하기 위해 실험 도구들을 믿을만하게 조작하거나 통제할 능력과 동일시됨.
- 해킹은 우리가 존재자를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증거는 우리가 ‘상당히 믿을만하게 작동할 기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함.
• 해킹은 실험자들이 배경 가정들과 낮은 단계의 일반화들에 의존해야 함을 인정함.
• 전자를 이용한 실험자는 적어도 전자들이 세계의 인과적 연쇄의 일부임을 가정함.
- 위의 전제 (2)를 옹호하는 해킹의 논증은 다음과 같은 형태임.
A. 우리의 과학적 도구들은 희망했던 결과들을 산출하는 데(니오븀 볼의 전하를 바꾸는 것)에 상당히 믿을만하게 작동한다.
B. 이러한 신뢰성에 대한 최선의 설명은 이러한 도구들이 세계 내에 실재하는 인과적 연쇄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세계 내에서 무언가를 하기 위해 도구들을 사용하고 있다.
C. 가진 낮은 단계의 일반화들과 다른 가정들에 따르면, 우리의 도구들은 그 결과들을 산출할 때 어떤 이론적 존재자들을 이용한다.
D. 그러므로 우리는 세계 내에서 무언가(니오븀 볼의 전하를 바꾸는 것)를 하기 위해 어떤 이론적 존재자들(전자들)을 사용할 수 있다.
- 다른 ‘과학의 성공’ 논증들처럼, 해킹의 논증을 다른 식으로 이해하려면 우리는 믿을 수 없는 우연의 일치를 인정해야 함.
• 실험자에 관한 우연의 일치는 원하는 결과들을 산출할 때 도구들이 믿을 만하게 작동하다는 것.
• 이러한 도구들이 믿을 만하게 작동하지만 세계의 인과적 연쇄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믿을 수 없는 우연의 일치일 것.
• 그러므로 믿을 수 없는 우연의 일치를 피하려면,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존재자들이 존재하며 우리가 세계의 인과적 연쇄를 이용한다고 믿어야 함.
405-
- 해킹은 자신의 논증이 ‘과학의 성공’ 논증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이러한 주장을 옹호하는 일관된 논증을 제시하지는 않음.
• 해킹의 작업에서 이에 대한 논증에 가장 가까운 것은 실험자들이 도구로서 존재자들을 사용한다는 주장.
• 실험자들은 설명을 위해 존재자들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 이러한 노선의 문제점은 어떠한 증거, 논증 또는 정당화 없이는 이론적 존재자들을 탐구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을 합리적으로 주장할 수 없다는 것.
• 이론적 존재자들을 사용하거나 조작한다는 주장은 정당화되어야 함.
• 이러한 정당화는 귀납 논증이나 귀추 논증을 사용할 수 있음.
• 그러므로 우리가 어떤 존재자를 탐구 도구로 간주한다면, 우리는 세계의 인과적 구조 내에서 그 존재자의 위치가 어떤 현상을 설명한다고 주장해야 함.
405-406
우리가 ‘사용’이라는 단어의 추가적인 두 의미들(인식론적 의미와 비-인식론적 의미)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하자.
‘사용’의 인식론적 의미에서는 우리가 어떤 존재자에 관한 것을 알 때에만 우리는 그 존재자를 사용할 수 있다.
‘사용’의 비-인식론적 의미에서, 우리는 어떤 존재자에 관해 안다고 주장하는 바 없이 그 존재자를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확률을 계산하기 위해 방정식을 사용한다’고 말할 때 우리는 인식론적 의미에서 ‘사용’을 사용하는 것이며, 우리가 ‘호흡할 때 산소를 사용한다’라고 말할 때 우리는 비-인식론적인 의미에서 ‘사용’을 사용한다.
레즈닉은 실험이 부분적으로 인식론적 활동이며, 실험적 사용들은 부분적으로 인식론적 사용이라고 주장한다.
숨쉬기와 같은 활동들은 비-인식론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우리는 산소에 관해 어떠한 것을 안다고 주장하지 않고서도 산소를 들이쉴 수(사용할 수) 있다.
우리는 세계의 많은 것들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고 그것들의 인과적 속성들과 관계있는 증거를 갖지 않으면서도 이 세계의 많은 것들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실험을 이와 다르다.
우리는 어떤 이론적 존재자에 관해 무언가를 안다고, 또 그 존재자가 특정한 인과적 속성들을 가진다는 것을 믿을 만한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고서는 실험에서 그 존재자를 사용할 수 없다.
406
그러므로 우리가 실험에서 어떠한 존재자를 도구로 사용한다면, 우리는 현상을 그 존재자가 설명하고 예측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간주해야 한다.
그러나 어떠한 존재자도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존재자는 그것을 기술하는 이론의 문맥 안에 들어 있는 현상을 설명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기 위해 이론적 존재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또한 그 존재자를 기술하는 우리의 이론들이 적어도 근사적 참이라고 믿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적어도 근사적으로 참이 아닌 이론들은 설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IV
407
레즈닉의 두 번째와 세 번째 비판은 해킹이 이론-독립적 존재자 실재론을 위한 그럴듯한 사례를 구성하는 데에 실패한다는 것.
레즈닉은 해킹의 관점이 실험적 실재론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탐구하는 존재자들에 관한 지식을 갖도록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불확실한 철학적 기반을 근거로 하는 것이며, 해킹의 관점이 실험 관행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407
해킹의 이론-독립적 존재자 실재론, 즉 이론적 존재자들이 들어있는 이론들을 믿지 않으면서도 이론적 존재자들을 믿을 수 있다는 주장은 형이상학적으로 일관성 있는 입장이지만 타당한 입장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실험자에게 정당화된 믿음 없이도, 이론적 존재자들에 대한 믿음(과 아마 심지어 참된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정당화가 지식의 필요조건이라는 점을 비추어볼 때, 이론-독립적 존재자 실재론은 이론적 존재자들에 대한 지식을 산출할 수 없다.
그리고 해킹의 실재론이 지식을 산출하지 않는 입장이라면, 그것은 ‘쓸모없는’ 것이다.
407
이 비판을 살펴보기 위해, 우리는 퍼트남의 의미론으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다.
앞서 보았듯, 이 이론은 해킹으로 하여금 우리가 어떤 이론적 존재자가 들어있는 이론을 믿지 않고서도 그 존재자를 믿는 것이 정당화된다고 주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데, 왜냐하면 우리는 그 존재자에 관한 우리의 이론들이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될 때에도 그 존재자를 계속해서 성공적으로 지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은 해킹의 이론-독립적 존재자 실재론의 형이상학적 부분이 타당함을 보증하는 한편, 해킹의 견해가 가진 인식론적 측면을 옹호하는 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이론-독립적 존재자 실재론은 오직 우리가 자연적인 유형들로 언급하는 존재자들을 알 때에만, 즉 우리가 그 존재자들이 세계의 인과적 구조의 근본적인 부분들이라는 것을 알 때에만 인식론적으로 믿을 만한 기반 위에 있다.(우리에게 지식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어떤 이론적 존재자가 자연적인 유형이라는 것을 우리가 알지 못한다면, 그것에 관한 우리의 이론들이 변할 때 우리는 그 존재자를 계속해서 성공적으로 지칭한다고 주장할 수 없다.
이론적 존재자가 자연적 유형이 아니라면, 그것은 우리 이론들과 분류 체계들 상의 인공물일 것이다.
어떤 존재자가 단지 인공물에 불과하다면, 우리는 그 존재자에 관한 지식을 가질 수 없다.
407-408
몇몇 예들이 이 점을 분명히 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플로지스톤은 연소, 산화, 대사 및 다른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이론적 존재자였다.
플로지스톤 이론에 따르면, 연소 과정 중에 연소되는 물질은 연기와 플로지스톤을 방출하며 재를 남긴다.
이러한 관점은 부분적으로 연소 중에 물질들의 무게가 줄어든다는 사실에 의해 지지되었으며, 이러한 소실의 일부는 플로지스톤의 상실에 기인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 이론은 또한 다른 화학적 과정들에서도 물질들이 플로지스톤을 (그러므로 무게를) 잃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여러 실험들에서 이론이 예측한 대로 물질들의 무게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늘어난다는 것이 관찰되었다.
플로지스톤 이론의 옹호자들은 질량이 모든 화학적 반응에서 보존된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그들은 플로지스톤이 질량을 가지지 않거나 심지어 음의 질량을 가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은 그 이론을 구하는 데에 실패했으며, 플로지스톤은 더 이상 실재하는 존재자로 간주되지 않았다.
플로지스톤은 자연적인 유형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특정한 화학 이론들에서 제안된 인공물일 뿐이다.
이론가들은 결국 플로지스톤에 의해 설명되던 현상을 산소와 이산화탄소와 같은 다른 존재자들을 상정함으로써 설명했다.
408
멘델은 유전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유전 요인들(또는 멘델 유전자들)의 존재를 받아들인다.
멘델은 이러한 존재자들을 지배하는 세 가지 법칙들을 정식화했다.
이 법칙들은 부모와 자손 사이의 표현형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설명하고 유전현상을 예측하는 데에 사용되었다.
20세기 유전학은 멘델의 법칙들이 예외투성이며 멘델 유전자들에 의해 수행되는 기능들은 실제로 시스트론, 뮤톤, 레콘과 같은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존재자들에 의해 수행되고, 이러한 존재자들에 의해 수행되는 기능들은 실제로 DNA에 의해 수행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유전학자들은 여전히 ‘유전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멘델 유전자들은 더 이상 구분되는 자연적 유형으로 간주될 수 없다.
플로지스톤과는 다르게, 멘델 유전자들은 허구적인 존재자들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멘델 이론의 인공물에 불과하다.
408
과학사는 이론적 존재자들이 단순한 인공물로 밝혀진 수많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짐.
해킹이 답변해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어떻게 우리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이야기하는 이론적 존재자들에 대하여 아는가?
우리는 어떻게 전자들이 어느 날에 이르러 현대 물리학 이론의 인공물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아는가?
우리가 아는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전자들은 멘델 유전자들처럼 될 수 있다.
전자들이 갖는 효과는 실제로는 다른 존재자들에 의해 산출될 수도 있다. 아니면 훨씬 더 나쁘게, 그것들은 플로지스톤과 같은 것이어서 어떠한 점에서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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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킹의 대답: 우리가 전자들(과 다른 이론적 존재자들)을 지칭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전자에 관한 우리의 이론들은 바뀔 수도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동일한 것들을 지칭할 수 있다.
- 머스그레이브의 반박: 이러한 답변은 그저 증명되지 않은 것을 사실로 간주하는 것뿐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떤 이론적 존재가 자연적인 유형이라는 주장을 앞서 정당화하지 못한다면, 그 이론적 존재자를 성공적으로 지칭한다고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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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다음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이론적 존재자가 자연적 유형인지를 알 수 있느냐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떤 이론적 존재자가 자연적 유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존재자를 우리가 성공적으로 지칭할 수 있다는 것과 그 존재자에 관한 지식을 우리가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보이드와 같은 실재론자들은 우리가 그 존재자의 존재를 상정하는, 잘 입증되고 설명적으로 성공적이며 근사적으로 참인 이론을 가진다면 어떤 존재자가 자연적 유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제안한다.
우리는 전자들이 자연적인 유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왜냐하면 그것들은 현재의 매우 성공적인 우리의 이론들이 상정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안은 또한 우리로 하여금 실험적 실재론자가 그의 존재자들이 들어 있는 이론의 근사적 참에 의지한다는 결론으로 되돌아가게 할 것이다.
이러한 대안적 실재론에 따르면 역설적이게도 해킹은 실재론에 대한 전통적인 표상주의자의 입장을 갖는 것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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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안의 문제는 바로 이러한 관점이 해킹 자신이 피하고자 하는 관점이라는 점이다.
그는 우리가 어떤 이론적 존재자들이 들어 있는 이론들을 믿지 않고서도 그 이론적 존재자들에 관한 지식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기를 원하며, 동시에 실재론을 위한 과학성공 논증을 피하기를 원한다.
그는 우리가 이론적 존재자를 탐구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면 그 존재자가 자연적 유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이러한 분류에서 빠져나오려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그를 이론적 제약에서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
우리가 앞서 살펴보았듯, 우리는 어떤 이론적 존재자가 우리의 실험적 성공을 설명한다고 동시에 주장하지 않은 한, 우리가 그 이론적 존재자를 탐구의 도구로서 사용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떻게 그러한 성공들을 설명할 것인가?
우리의 실험에서 사용된 인과적 과정들과 구조들을 기술하는 이론들에 호소함으로써 그 성공들을 설명해야 한다.
요약하자면, 실험들은 전자들을 믿는 것으로 정당화되는데, 왜냐하면 전자들은 실험적 성공들을 설명하는 이론들에 의해 상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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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dini와 마찬가지로 해킹이 이러한 이론적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 가지 다른 방법이 있다.
그는 실험자들이 그들이 연구하는 존재자들에 관한 낮은 단계의 일반화들에 의존할 필요는 있지만, 그들이 이러한 존재들에 관하여 완전히 발달된 과학 이론들에 연루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비록 해킹 자신이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보통 이론들은 반드시 진정한 과학법칙들을 포함하며 낮은 단계의 일반화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과학법칙들은 무제한적이며 보편적이고 ‘자연법에 따른 필연성’을 가지는 일반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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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답변에 두 가지 문제들이 있다.
첫째, 이 답변은 이론들에 대하여 과도하게 제한적인 관점에 기초한다.
이러한 관점은 유일하게 ‘진정한’ 이론들은 물리학과 화학에서만 발견될 것이라는 점을 함축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제한적이다.
이러한 입장은 과학적 수행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아니며 생물학, 지구과학, 그리고 인문학 이론들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모든 이론이 무제한적이고 보편적인 일반화들을 포함할 필요가 없다.
특정한 사물들이나 체계들에만 적용되거나 낮은 수준의 일반화들만을 포함하는 이론들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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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심지어 우리가 이 관점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실험은 그것이 연구하는 바로 그 존재자들에 관한 실제로 완전히 발달한 과학적 이론들을 사용한다.
실험자들은 그들이 탐구하는 현상과 관련된 진정한 과학 이론들과 법칙들 없이는 어떠한 작업도 수행하지 않는다.
실험과 이론 사이의 간극은 해킹이 가정하는 것처럼 그렇게 크지 않다.
과학자들은 점점 전문화 되어감에 따라, 이론가와 실험가 사이의 간극이 점점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심지어 오늘날에도 이 서로 다른 두 공동체들은 어떤 공통적인 지칭점들을 공유한다.
입자가속기를 가지고 실험을 수행하는 사람은 이론물리학의 최신 발전상황에 대하여 알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은 자신이 연구하는 입자들에 관한 이론들을 포함하여 가장 널리 알려진 물리학의 배경 이론들에 익숙할 가능성이 크다.
실험자와 이론가들은 또한 그들이 서로 다른 진로로 나아가는 도중에서 과학적 개념들과 도구들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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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논의의 결론은 해킹의 이론-독립적 존재자 실재론이 철학적이고 실천적인 그거 모두에서 공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입장이 갖는 철학적 문제는 그것이 우리에게 이론적 존재자들에 관한 지식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천적 문제는 그것이 과학적 관행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V
[p. 411]
- 과학자들이 과학적 표상을 지나치게 강조했고 과학적 개입을 너무 오랫동안 무시해왔음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해킹은 옳음.
- 그러나 표상에 관련된 질문들이 실재론에 관한 논증들과 무관하다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해킹은 틀렸음.
- 해킹은 이론 실재론과 최선의 설명에 대한 추론을 피하기는 했지만, 실험적 실재론은 이러한 전통적 실재론의 관심사들 중 적어도 하나는 빠져나가지 못함.
- 실험적 실재론이 그럴듯하고 흥미로운 입장이지만, 해킹이 가정하는 것처럼 비-전통적이고 비-이론적이고 비-귀추적인 것은 아님.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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