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6

“그러니까 일단 아무하고나 사귀어 봐요”



내가 나이 서른둘 먹고도 궁상맞게 사는 게 보기 딱했는지, 나를 아끼는 몇몇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나를 걱정하다 화를 못 참고 나한테 이렇게 소리쳤다. “아, 그러니까 그렇게 좀 살지 말고 일단 아무하고나 사귀어 봐요!”

나는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알기 때문에 좋게 잘 이야기했다. “내가 아무리 곤궁하게 살지만 그렇다고 하여 마음에도 없는 여자랑 막 사귀면 되겠느냐”라고 답했다.

그런데 나한테 그렇게 말한 사람들은 모두 여자였다.

(2016.08.26.)


댓글 없음:

댓글 쓰기

화천이와 연동이의 빈자리

여름에 연동이가 집을 나간 뒤 몇 달 간 우리집에는 고양이가 없었다. 고양이가 없으니 금방 빈자리가 드러났다. ​ 창고에서는 쥐가 페트병에 담긴 쌀을 먹으려고 페트병을 쏠았다. 페트병에 구멍이 뚫려서 쌀이 줄줄 샜다. 땅콩을 캐서 창고 구석에 두었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