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8

국회의원 특권 비판기사 문제 있다

     

1년에 15억 원을 받는 삼성 그룹 임원(2015년 기준)은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다. 1년에 1억 4천만 원을 받는 국회의원(2016년 기준)은 하는 일 없이 돈 많이 받고 특권을 누린다고 욕을 먹는다. 삼성이 아무리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해도 일개 기업이니, 삼성 임원이 하는 일보다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대다수 한국인에게 더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도 국회의원은 하는 일로 욕을 먹는 게 아니라 특권을 누린다고 욕을 먹는다.
  
선거철마다 언론에서는 국회의원들에게 특권이 있다고 비판한다. 도대체 국회의원은 어떤 특혜를 받는가?
  
국회의원은 일반인보다 세금을 덜 낸다고 한다. 국회의원 입법활동비에 세금을 붙이는 것보다 국회의원이 입법 활동을 잘 하도록 지원하는 게 더 중요하다.
 
국회의원은 향토예비군 동원과 민방위 훈련에서 면제된다고 한다. 국회의원이 향토예비군 훈련 받을 시간에 입법 활동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
 
국회의원은 보좌관 일곱 명을 둘 수 있다고 한다. 전문성 없는 보좌관을 임명하는 것이 문제지 보좌관이 일곱 명이라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보좌관이 더 많이 필요할 수도 있다.
 
국회의원은 비행기를 탈 때 장관급 대우를 받으며 이에 따라 비즈니스 석을 제공받는다고 한다. 비즈니스 석을 자기 돈으로 내느냐 나랏돈으로 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비즈니스 석 타고 쌩쌩한 몸 상태로 일을 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국회의원은 국회 동의 없이는 체포되지 않는다고 한다. 국회의원이 외부 위협에 시달리지 않고 의정활동을 하게 하기 위한 것까지도 잘못되었다고 하면 중등교육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국회의원은 거액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정치활동이든 정책연구든 돈 없이 저절로 돌아가는 일은 없으니 후원금 받는 것을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다.
   
선거철마다 언론에서 언급하는 국회의원 특권이란 국회의원 업무의 중요성에 비해서는 아주 하찮은 것들이다. 국회의원이 일만 잘 하면 지금보다 세비를 몇 배 더 많이 받고 활동비도 더 많이 받고 보좌관을 더 고용해도 나라는 안 망한다. 그런데 특권을 다 없애도 국회의원이 일을 개떡 같이 하면 나라가 망한다. 중요한 건 국회의원이 얼마나 좋은 대접을 받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일을 잘 하느냐다. 국회의원 세비 깎자는 것보다 국회의원한테 돈 더 주고 일 더 잘 하게 만드는 것이 옳다. 그런데 언론이나 유사-언론에서는 어떤 국회의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는 제대로 분석하지도 않으면서, 인터넷에 검색해도 다 나오고 알아도 그만이고 몰라도 그만인 것을 기사라고 내보낸다.
   
국회의원만큼 욕하기 좋은 직군은 없다. 사회적인 약자를 욕하면 비난받지만 국회의원을 욕하면 뭔가 사회비판적인 일을 하는 것 같고 이유 없이 괜히 뿌듯하다. 언론이나 유사-언론은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를 놓치지 않고 비-생산적인 기사를 내보낸다. 이런 식으로 정치 혐오, 정치 무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한국 정치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쁜 놈들은 어떻게든 살아남는다. 어느 분야든 환경이 열악해지면 좋은 놈이 퇴출되고 나쁜 놈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치도 예외는 아니다.
  
조회수 올리려고 일부러 자극적으로 쓴 글이 기사가 되고, 그런 글을 쓰거나 옮기는 사람이 기자가 되고, 그런 글을 퍼뜨리는 곳이 언론사가 된다. 이런 판에 정치가 좋아지면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
  
  
  
* 링크: [인사이트]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 달라지는 것 7가지
  
  
(201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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