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7

안경을 새로 맞추다



실수로 안경을 깨먹었다. 밖에서 작업하다가 안경을 돌 위에 두었는데, 일을 마치고 돌 근처에 갔더니 안경이 없었다. 돌 근처에서 안경을 찾던 중 발밑에서 ‘와그작’ 하는 소리가 났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돌 위에 둔 안경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나는 그것을 모르고 밟은 것이었다. 안경알은 멀쩡했지만 안경테가 깨졌다. 안경은 새로 사고, 깨진 안경은 접착제로 수리한 다음 예비용으로 두기로 했다.

학교 근처에 있는 ‘룩옵티컬’에서 안경을 맞추었다. 룩옵티컬 매장에는 “안경은 얼굴이다”라는 문구를 커다랗게 붙여놓았다. 안경은 얼굴이라니,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논증도 가능한 것인가?

나의 안경이 박살났다.

안경은 얼굴이다.

나의 안경은 나의 얼굴이다.

───────────

그러므로, 나의 얼굴이 박살났다.

나중에 논리학 교양수업이라도 하게 되면 이 사례를 활용해야겠다. 그런데 결론이 참인 것 같아서 기분이 약간 안 좋다.

매장 1층에 들어가니 직원이 안경테를 골라보라고 권했다. 내가 전에 쓰던 안경이 검은 뿔테여서 이번에도 검은 뿔테를 골랐다. 안경테를 쓰고 거울을 보는데 흰머리가 너무 많아서 괜히 안경테의 검은색과 대비되어 보였다. 옅은 검정색에 투명한 안경테로 바꾸었다.

안경알은 2층에서 맞추었다. 기본 사양이 25,000원이고 그 다음이 35,000원인데, 눈부심 방지 기능 같은 게 들어가면 조금 비싸진다고 했다. 내가 젊었다면 싼 것을 사겠는데, 나이 먹을수록 눈이 점점 더 나빠질 것이라서 그보다 약간 비싼 안경알을 골랐다.

내가 8년 전에 안경을 맞추고 이번에 맞추는 것이 두 번째 안경이라고 하니 나와 상담하던 직원이 눈이 동그래지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일반적으로 안경은 1-2년에 한 번 정도 맞춘다고 한다.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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