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8

개신교 광신도들의 꿈 해석



비교적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하는 가벼운 수준의 개신교 광신도들의 특징 중 하나는 꿈과 계시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뻑 하면 꿈에서 뭘 봤다고 하고 기도나 묵상 중에 응답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정말로 꿈을 꾸었을 것이며, 꿈에서 본 것에 정말로 놀라워하고 했을 것이며, 기도하다가 정말로 무언가를 들었을 것이며, 기도하다 들은 것에 진심으로 감사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러한 것들이 성서적인가? 아니다.

성서에 나오는 꿈이나 계시의 사례는 대체로 미래 예측이나 문제 해결과 밀접하다.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의 꿈을 보자. 요셉이 어린 시절에 꾼 꿈은 그의 형제들이 그에게 머리를 숙인다는 것이고, 요셉이 감옥에서 꾼 꿈은 사흘 뒤의 일을 예측했으므로 비교적 검증하기 쉬웠을 뿐 아니라 자신이 감옥에서 나가기 위한 방책과 관련된 것이었다. 요셉이 파라오의 꿈을 해몽할 때는 7년 간의 풍년과 7년 간의 흉년을 예측했고, 그에 따라 대처방법까지 이끌어낼 수 있었다. <여호수아>에서 여호수아가 여리고성을 공격할 때의 일을 보자. 신이 여호수아에게 말하기를, 여호수아의 모든 군사를 데리고 여리고성을 매일 한 번씩 돌고 이를 6일 동안 하라는 등 이해하기 힘든 일을 시켰다. 여호수아는 신이 하라는 대로 했고, 그렇게 7일째 되는 날 정말로 여리고성의 성벽이 무너져서 그 성을 점령했다고 한다. 이렇듯, 성서에 나오는 꿈이나 계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마련이나 행동과 밀접하다.

그렇다면 개신교 광신도들은 꿈을 꾸고 무엇을 예측하는가? 대체로 아무 것도 예측하지 못한다. 그러면 기도나 묵상을 하다가 들은 음성을 통해 어떤 행동 지침을 얻는가? 대체로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 그들로서는 매우 신비로워 죽겠는 체험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단지 당사자 혼자 신비해 죽겠을 뿐 어떠한 증거 능력도 없다. 그러한 종류의 신비 체험이란, 실행력만 놓고 보면 그냥 꿈꾸다 기분이 야릇해서 헬렐레 하는 것 또는 눈 감고 중얼중얼하다가 괜히 눈물이 찔찔 나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신기하기로 따지면, 꿈에서 조상님이 로또 번호 알려주는 것이 훨씬 더 신기하다. 수면 장애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허구헌날 꿈을 꾸고 음성을 듣는데도 문제 해결과 연관되지 않으니,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일이 다 끝난 이후에 사후적인 임시방편적 설명을 하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개신교 광신도들의 이러한 행태는 한국 개신교를 비판할 근거가 되는가? 나는 약간 다르게 본다. 종교가 멀쩡한 사람을 이상하게 한다기보다는 이상한 사람들이 특정 종교에 꼬인다고 볼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개신교 광신도들 중에는 처음부터 광신도 부모의 영향을 받은 사람도 있겠으나 원래 무교였다가 개신교도가 되거나 다른 종교의 신자였다가 개종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광신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다른 종교는 영적으로 뭔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개신교에서는 부흥회 때 막 펄쩍펄쩍 뛰고 꽥꽥 소리 지르며 극도의 흥분 상태를 경험하거나 기도할 때 매우 빠른 속도로 중얼중얼하다가 눈물을 찔찔 흘리는 등의 감정 과잉 상태를 경험하지만, 불교나 천주교에는 그러한 경험이 없거나 드물다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교회라고 하더라도 그런 격한 경험이 없는 곳에서는 영적으로 무언가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한국 개신교가 멀쩡한 사람들을 이상한 것을 근거 없이 믿는 광신도로 만드는 게 아니라, 애초부터 심신이 약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개신교가 흡수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큰 해악을 입는 것도 아니다. 십일조와 약간의 헌금으로 가처분소득이 약간 줄어들고 정치적으로 약간 보수화될 뿐이다. 그들 중 상당수는 개신교를 믿지 않았다면 사이비 종교에 빠졌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천주교나 불교가 현재 한국에서 비교적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될 만한 사람들을 죄다 개신교가 흡수해서이며, 한국 사회가 웬만큼 잘 돌아가는 것은 개신교가 사람들이 큰 문제를 안 일으킬 정도로 적당히 잘 관리해서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어쩌면, 한국에서 정말로 십자가를 짊어진 건 천주교가 아니라 개신교일지도 모른다.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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