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세대인식 무슨 조사를 했다면서 보여준 그래프 때문에 말이 많은 모양이다. 가뜩이나 20대 남성을 욕하고 싶어 죽겠는데 이런 그래프가 나오니 얼마나 욕할 명분이 있고 좋은가? 그런데 굳이 그런 그래프에 근거해서 20대 남성을 욕해야 하는지, 그렇게 욕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조사에 대한 통계적인 측면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 모양인데, 내가 통계를 거의 모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말할 것이 없다. 훌륭한 분들이 하셨을 텐데 내가 뭘 안다고 의심하겠는가. 사회 문제에 대해 통계적인 접근을 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해도, 통계도 사용하지 않고 사회 문제에 접근하는 사람들보다는 훨씬 믿을 만할 것이다. 통계를 쓰는 사람이 하는 말을 믿어야지 대충 사회가 이러겠거니 하고 지레짐작하는 사람들의 말을 믿어야겠는가?
그런데 나는 그 그래프가 무엇을 함축하길래 20대 남성이 그 그래프에 근거해서 욕먹어야 하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청년 남성은 자기가 고소득층에 속한다고 믿을수록 말을 싸가지 없게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뿐이다. 그런데 말만 싸가지 없게 하고 실제로는 정반대로 행동할 수도 있지 않은가? “야레 야레” 이러면서.
다른 자료와 결합해서 그 그래프로부터 어떠한 함축을 이끌어내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그래프를 근거로 청년 남성을 욕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그냥 그 그래프만 보고 욕했을 것이다. 아닌가? 신문 제목만 보고 기사 내용과 정반대로 욕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은데 그래프가 무엇을 함축하는지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다. 자기가 고소득층 중년 남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것을 나누어줄 기회가 청년 남성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았을 것이다. 중년 남성들은 실제로 얼마나 자신의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주었는가? 그러한 행동들이 소득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일 것인가? 이를 통해 중년 남성들이 얼마나 가식적이고 위선적인지를 수치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둥이로는 애국자 아닌 놈이 어디에 있나? 뱉어놓은 말로만 놓고 보면, 해방 이후에 조국 교수만한 인격자가 어디에 있나? 나는 세대인식 조사 같은 것이 도대체 무엇을 보여준다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
* 링크(1): [KBS] 586, 그들은 누구인가
(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5511 )
* 링크(2): [KBS] 청년이 본 50대, 50대가 본 청년 - 50대의 ‘꼰대 지수’는 몇 점?
(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6479 )
* 링크(3): [KBS] ‘이대남’ ‘이대녀’론의 실체
(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7567 )
* 링크(4): [KBS] 세대론을 넘어 - 세대가 아니라 세상이 문제다
(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8373 )
* 뱀발
영화 <낙원의 밤>을 보고 인상에 남는 장면이 있어서 짤로 만들어보았다. 아마도 이 짤은 두 가지로 쓰일 수 있을 것인데, 20대 남성들을 욕할 때 쓸 수 있지만 동시에 20대 남성을 욕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타락한 기성 세대의 위선을 욕할 때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세대와 관련해서 거의 만능 짤처럼 쓸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2021.06.28.)
안녕하세요. 인생은 왜 살아야 되는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사회를 지탱하는 근본적인 가치를 어떻게 지켜갈 것인지 등에 대해 이미 상당히 많은 청년들이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가 유지해온 공동체의 사회적 해체를 뜻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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