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저널클럽>에서 발제하기로 되어 있어서 주말에 발제문을 완성했어야 했는데 어찌하다 보니 완성하지 못했다. 대충 내용을 정리해 놓기는 했는데 발제문을 쓰다 보니 수식, 위첨자, 아래첨자 등을 생각보다 많이 넣어야 했고, 대충 보니까 시간 안에 발제문을 쓸 수 없을 것 같았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이번 주는 매주 하는 <저널클럽>과 격주로 하는 <성장의 날>이 겹친 주여서 내가 펑크내더라도 어쨌든 발표가 진행되기는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성장의 날> 발표가 끝난 뒤 나는 <저널클럽>에서 발표하지 못한 점을 사과하고 양해를 구했다. 내가 그 전에도 <저널클럽> 발표를 펑크 낸 적이 몇 번 있었는데, 학생 중 제일 나이도 많고 학교도 오래 다닌 내가 발표를 펑크 내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 다음 주에 발표하면 나이 많다고 행패 부리는 것과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고 조직의 기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아서, 한 번 펑크를 내면 두 번 발제를 했었다.(그렇게 징벌적 발제를 하다가 해야 할 발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까봐 클럽장이 징벌적 발제를 말린 적도 있다.) 이번에도 징벌적 발제를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다음 주에 <저널클럽> 발제하고 2주 후에 <성장의 날>에서 연구 진행 상황을 발표해야 해서 징벌적으로 발제를 할 상황도 아니었다.
하여간 그렇게 양해를 구하고 대학원생들과 점심식사를 하다가 그 날이 만우절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 날이 만우절인 것을 미리 알았다면 발제 안 해놓고도 당당하게 “만우절 이벤트다, 이 놈들아!” 하고 대충 넘겼을 텐데, 늦게 아는 바람이 그렇게 하지 못했다.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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