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하는 회사에서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였다. 어떤 분이 회식이라 차를 놓고 왔으니 택시 타고 집에 가야겠다고 말했다. 마침 그 분 휴대전화로 전화가 왔다. 그 분의 휴대전화를 일부러 본 것이 아니라 얼결에 슬쩍 보게 된 거라서 화면에 정확히 뭐라고 써있었는지는 잘 모르나 대충 약간 유치하면서도 긴 애칭 같은 것이 써있었다. 그 분이 통화를 마치고 웃으면서 말했다. “아이 씨, 부인이 택시 타지 말고 지하철 타고 오라네?”
그렇게 그 분과 함께 지하철 역 안으로 같이 들어갔다. 마침 역 안에서 상무님도 만나서 셋이서 같은 객차를 탔다. 그 분이 상무님한테 자기가 원래 택시 타려고 했는데 부인이 지하철 타고 오라고 해서 지하철 타고 간다고 말했다. 그 때의 얼굴을 보았는데 표정이 매우 밝았다. 아까는 어두운 곳이라서 밝은 목소리만 듣고 표정은 보지 못했는데 객차 안은 밝아서 그 분의 표정까지 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중간에 내렸고 나는 혼자 지하철을 타고 기숙사로 갔다. 기숙사로 가면서 택시 타고 귀가하지 말고 지하철 타고 귀가하라고 해도 웃으면서 집에 돌아갈 수 있는 사람하고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분이 어떤 분인지 잘 모르고 그 분의 부인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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