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31

[한시] 이백 - 월녀사(越女詞)

   

越女詞     월 지방 처녀들 노래
  
其 1
  
長干吳兒女     장간에 사는 오 땅 아가씨
(장간오아녀)
眉目艶新月     눈썹과 눈이 초승달처럼 아름답네
(미목염신월)
屐上足如霜     나막신 신은 서리 같은 발
(극상족여상)
不着鴉頭襪     버선을 신지 않았네
(불착아두말)
  
(月, 襪 [月韻])
  
- 屐(극): 나막신. 고대 중국 오월 지방에 사는 여자 아이들 대부분이 나막신을 착용함.
* 『진서』 「오행지」: “처음 나막신을 만든 사람은 여자 것은 앞머리를 둥글게 하고 남자 것은 모나게 만들었다. 둥글게 만든 것은 순종한다는 뜻이 있으므로 남녀를 구별했던 것이다. 태강 초년에 이르러 부인이 신는 나막신도 모나게 만들어 남녀의 구별을 없앴다.”
- 鴉頭襪(아두말): 엄지발가락과 나머지 네 발가락을 분리하여 신는 일종의 버선
  
  
其 2
  
吳兒多白皙     밝고 맑은 오 지방 처녀
(오아다백석)
互爲蕩舟劇     서로 뱃놀이하며 노니네
(호위탕주극)
賣眼擲春心     눈웃음으로 교태부리고
(매안척춘심)
折花調行客     꽃을 꺾어 나그네 희롱하네
(절화조행객)
  
(皙, 劇, 客 [陌韻])
  
- 白皙(백석): 밝고 깨끗한 모습
- 蕩舟劇(탕주극): 배 안에서 노니는 것. 배를 요동치면서 장난하는 것
- 擲(척): 비웃거나 교태를 부리는 것
  
  
其 3
  
耶溪採蓮女     아계에서 연밥을 따는 소녀 
(야계채련녀)
見客掉歌回     나그네 보자 뱃노래 하며 돌아가네
(견객도가회)
笑入荷花去     웃으며 연꽃 속에 숨어서는
(소입하화거)
佯羞不出來     부끄러운 체 나오지 않네
(양수불출래)
  
(回, 來)
  
- 耶溪(야계): 절강성 소흥현 남쪽 약야산 아래에 있는 약야계
- 掉歌(도가): 뱃노래. 흔들리는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
- 佯羞(양수): 거짓으로 부끄러운 체함.
  
  
其 4
  
東陽素足女     동양의 발 하얀 아가씨
(동양소족녀)
會稽素舸郞     회계의 큰 배 끄는 청년
(회계소가랑) 
相看月未墜     달이 지지 않아 서로 바라볼 뿐
(상간월미추)
白地斷肝腸     공연히 애간장을 태우네
(백지단간장)
  
(郞, 腸 [陽韻))
  
- 東陽(동양): 무주 동양군 동양현. 지금의 절강성 금화-동화 일대.
- 素足(소족): 맨발
- 會稽(회계): 월주 회계군 회계현. 지금의 절강성 소흥 지방.
- 素舸(소가): 칠하지 않은 나무로 만든 화려하지 않은 배.
- 白地(백지): 속어인 ‘平白地’의 준말. 까닭 없이.
  
  
其 5
  
鏡湖水如月     경호 물은 달빛처럼 맑고
(경호수여월)     
耶溪女如雪     야계 소녀는 눈처럼 하야니
(야계녀여설)
新妝蕩新波     단장한 새 모습 새 물결에 흔들려
(신장탕신파)
光景兩奇絕     그 모습 모두 기묘하고 아름답네
(광경량기절)
  
(月, 雪, 絕 [月韻])
  
- 鏡湖(경호): 절강성 소흥시 회계산 북쪽 기슭에 있는 호수. 둘레가 약 300리. 회계현 동남쪽에 있는 약야계는 그 물줄기가 경호로 들어간다.
  
  
* 참고: 이백, 『이백 오칠언절구』, 황선재 역주 (문학과지성사 펴냄, 2006), 421-428쪽.
  
  
(201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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