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8

화천이가 자기 새끼를 물어죽인 후

화천이가 지난 주에 새끼를 낳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물어 죽였다. 수컷 고양이가 집 근처에 알짱거리니까 불안해서 그렇게 한 모양이다. 내가 수컷 고양이를 쫒아낸다고 쫒아냈는데 화천이가 안심하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다. 화천이는 새끼를 낳아놓기만 하고 돌보지 않고 이리저리 다른 곳이나 돌아다니더니 자기 새끼를 물어 죽였다.

화천이는 자기가 새끼를 물어죽인 상자에 들어가서 웅크리고 가만히 있었다. 예전에 새끼를 물어죽였을 때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화천이가 웅크리고 있던 상자를 치우고 새 상자를 가져다 놓았다. 화천이는 주저하다가 새 상자에 들어갔다. 새 상자를 보자 화천이의 다 자란 새끼도 들어갔다. 화천이가 새끼를 낳자 화천이의 다 자란 새끼는 원래 살던 집에도 안 들어가고 화천이 새끼가 있는 상자에도 안 들어가고 상자 밖에서 웅크리고 있었는데, 화천이가 새 상자에 들어가자 따라서 같이 들어갔다.

새 상자에 들어간 화천이 새끼는 화천이의 젖을 빨았다. 화천이 새끼는 거의 다 자라서 새끼를 낳을 정도가 되었는데 화천이의 젖을 빨았다. 다 큰 고양이가 어미 고양이의 젖을 빠는 것은 처음 본다.

화천이 새끼가 화천이의 젖을 빨자, 얼마 지나지 않아 화천이가 이전처럼 집 주변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전에는 화천이 혼자서 돌아다닐 때가 많았는데 이제는 꼭 새끼와 함께 다니고, 새끼가 안 보이거나 멀리 가면 소리 내어 새끼를 부른다는 것이다.

(20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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