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04

<얼룩소>의 마케팅

     

YTN 무운 파동이 벌어지고 난 뒤 얼마 되지 않아 <얼룩소>라고 하는 곳에 “고백합니다, ‘무운’이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글에 따르면, 필자는 전직 일간지 기자이며 학부 때 전공은 무려 국어국문학인데도 “무운을 빈다”는 표현을 처음 들어서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았는데 죄다 처음 듣는다고 하고, 엄마한테 물어보고 아빠한테 물어봐도 처음 듣는다고 하고, 어려서 서당 다녔다고 하는 친구나 겨우 그 표현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기자로 일하던 시절부터 무식을 자기만의 무기로 써왔다고 밝히는 전직 기자이자 현직 에티터는, 자기 기준에 ‘무운’은 어려운 말이며 글이 많은 사람에게 가닿기를 바란다면 적확한 표현은 아니더라도 다소 쉬운 표현을 쓰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자는, 안철수의 무운을 빈다는 이준석의 발언에서 무운이 중의적이라 무운(無運)인지 무운(武運)인지 확실하지 않았다며 이준석에게 추가로 질문하여 무운(無運)이 아니라 무운(武運)이 맞다는 확인까지 받은 YTN 기자의 대응에 대하여, 그 정도면 실수에 대해 충분히 대응했다고 본다고 했다. 여기에 “어떤 표현이 대중에게 어려운지 살피는 ‘무식의 감각’이 언론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는 댓글 같은 것을 달아봐야 안 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다른 게시판 같은 데에 댓글 같은 것을 달지 않는다. 그런데 해당 글을 읽으니 댓글을 안 달고는 가만히 못 있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얼룩소>는 몇 가지 주제에 따라 글을 게시해야 한다고 하는데 해당 글이 속한 주제가 ‘한국 언론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였기 때문이다. 인신공격성 댓글을 달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짧게 한 마디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 고등학교는 과학고를 다녔고 대학은 미국에서 나온 사람도 아는 한자어를 국어국문학과 출신이자 전직 기자이자 현직 에디터가 몰라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는데 주변 사람들도 죄다 똑같이 몰랐다는 거네요?”라고 하는 정도로만 쓰려고 했다. 그래서 댓글창을 클릭하니 회원가입 하라는 창이 떴다.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왔다. ‘아, 마케팅이구나. 그럼 그렇지. 국어국문학과 출신 전직 기자가 그럴 리가 없지.’
 
 
 
 
참고할 만한 마케팅 방식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고객을 우롱하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다. 장사는 정직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절대로 <얼룩소>에 가입하지 않을 생각이다. <얼룩소> 망해라.
 
 
* 링크: [얼룩소] 고백합니다, ‘무운’이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 박윤경
 
 
(202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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