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 가던 중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동창은 그 근처에 산다고 했다. 이 근처면 회사에서 꽤 멀 텐데 왜 여기에 사는 것인가? 나는 물었다. “그런데 너 왜 여기(고시촌) 사냐? 고시 보게?” 동창은 답했다. “감정평가사 시험 보려고. 나 회사 그만 두었잖아. 힘들어서 못 다니겠더라고. 페이스북에 사진 올린 거 안 봤어?”
그러고 보니 최근에 그 동창은 페이스북에 해외여행 사진을 자주 올렸다. 회사 그만 두고 퇴직금 털어서 한 달 간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역시 좋은 회사 다니고 돈도 많이 버니까 저렇게 해외여행도 자주 다니는 구나. 아, 좋겠다. 나는 언제 직장 잡고 가난뱅이에서 벗어나지?’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이렇게 멍청하다.
(201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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