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02

면접관은 왜 황당한 과제를 낼까?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요새 일부 기업에서는 면접장에서 지원자들에게 황당한 과제를 시킨다고 한다. 공 세 개를 주며 저글링 해보라고 하고, 에베레스트 산을 한국에 옮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고, 별 모양을 남기면서 달고나를 뜯어먹으라 하고, 훈민정음을 담보로 대출을 요구하는 고객을 대처하는 상황극을 시킨다고 한다.

이러한 면접은 특정 유형의 부적격자를 골라낼 수도 있겠다. 예를 들어, 저글링 해보라는 면접관한테 “작작 좀 해 미친놈들아”라면서 공을 집어던지는 미친놈, 말없이 달고나를 우적우적 씹어 먹는 반항아, “네팔을 군사력으로 점령하자”는 전쟁광이나 “사실 네팔도 우리 조상들의 활동무대였다”고 하는 환빠, 훈민정음을 담보로 대출해 달라는 고객한테 “꺼져, 이 미친놈아”라고 소리치는 다혈질은 이러한 면접을 통과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면접의 원래 목적이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면접 보는 회사가 “우리는 스티브 잡스처럼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고 한다든지 “대학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내지 않는다”며 불평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인내심을 요구하는 면접을 하면서 창의력을 요구하는 인재를 바라는 것은, 체력장으로 학생을 평가하면서 언어능력이 뛰어난 학생을 바라는 것만큼이나 불합리하다.

실력으로 잘된 건지 운으로 잘된 건지 불분명한데도 자기가 현재 잘 나간다는 이유만으로 젊은 사람들한테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패기가 없네, 도전정신이 없네, 우리 때는 안 그랬네 어쩌네 불평하며, 인문학을 배워라, 고전을 읽어라, 자연과학이랑 통섭해라, 중동에 가라, 지구를 떠나거라 등 별 소리를 다 한다고 들었다. 이들이 사람 보는 눈이나 있으면서 그런 말을 하는 걸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면접관은 늘 옳기 때문이다.

* 링크: [동아일보] 요즘 취업 면접장, 공 3개씩 주고 “저글링 해보세요”

( http://news.donga.com/3/all/20150323/70264629/1 )

(201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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