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8

왜 한국 사람들은 아름다운 여성을 여신이라고 부르나?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서 아름다운 여성을 가리켜 “여신”이라고 부르는 것이 유행했다. 가령, 홍대 인디음악 하는 여가수 중에 예쁜 사람이 있으면 “홍대 여신”이라고 부르는 식이다. 웹툰 중에는 아예 제목이 <여신 강림>인 작품도 있다고 들었다.

미모를 기준으로 여신이라고 부를 때, 그 기준이 국가 공인도 아니고 그냥 내키는 대로 부르는 것이어서 여신이라고 불릴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여신이라고 불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여신’이라는 칭호가 붙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여신 소리를 듣는 사람을 보며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저 사람은 아무리 봐도 인간인데 왜 여신이라고 불릴까? 신통력이 있나?’ 그러다 ‘여신’이라는 칭호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데 생각이 이르렀다. 도대체 한국인들은 신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어떤 것을 신이라고 부르나?

가령, 어떤 사람이 ‘부동산의 신’, ‘주식의 신’, ‘창업의 신’이라고 불린다면, 그건 해당 분야에서 여느 인간이 발휘할 수 없는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대체로 늙은 아저씨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여신’이라고 불릴 사람들은 그냥 미녀이거나 미녀로 알려지고 싶은 사람인 것이지 그들이 어떤 능력을 발휘하는지는 알 바가 아니다.

아름다운 여성이면 ‘미녀’라고 부르면 되지 왜 ‘여신’이라고 부르는가? 이게 한국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신 관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 것 같고, 뭔가 서양 신화 같은 것의 영향을 받은 것 같기는 한데, 정확히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한국인들도 관용적으로 쓰는 ‘행운의 여신’ 같은 표현에서 방점이 찍히는 것은 여신이 아니라 행운인데, 왜 한국 사람들은 미녀를 여신이라고 부르나? 외국에서도 미녀를 가리킬 때 여신이라는 표현을 쓰는지, 아니면 한국 사람들이 워낙 극성스럽고 지랄 맞아서 근본 없이 아무렇게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등에서 여신이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읽어보아야겠다.

* 뱀발

어떤 분이 말씀해주시기를, 한국에서 아름다운 여성을 여신이라고 부른 것은 일본에서 건너온 유행일 가능성이 높으며, 영어권에서는 그러한 표현을 약간 촌스럽다고 여기지만 꾸준히 사용한다고 한다.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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