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vid Blumenfeld (1982), “Superessentialism, Counterparts, Freedom”, in Michael Hooker (ed.)(1982), Leibniz: Critical and Interpretive Essays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pp. 103-123. ]
I
II
III
IV
[p. 103]
- 라이프니츠는 개체에 참되게 적용되는 모든 술어가 그 개체의 개념에 포함되어 있다는 “개념 안에 포함된 술어 원리”(Predicate-in-Notion Principle)를 주장함
- 이 주장에 따르면 어떤 개체에 적용된 술어 중 하나라도 또 다른 개체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두 개체는 동일한 개체가 아님.
이는 개체가 가지는 모든 속성이 그 개체에게 본질적이라는 입장인 초-본질주의(sepueressentialism)임
[p. 103]
- 초-본질주의(superessentialism)는 개인이 자신이 행위한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행위했을 수 있다는 진술이 언제나 거짓이라는 것을 함축하는 것처럼 보이고, 이러한 함축은 인간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처럼 보임
- 그런데 라이프니츠는 신의 자유와 인간의 자유를 모두 인정함
- 블루멘펠드가 논문에서 다루는 내용
(i) 라이프니츠의 초-본질주의가 인간의 자유를 부정하는 귀결을 낳는다는 문제를 조명함
(ii) 라이프니츠가 일종의 상대역 이론을 통해 반-사실적 가능성을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자유를 옹호하려고 시도했다는 해석을 소개함
(iii) 라이프니츠의 시도는 결국 인간의 자유를 옹호하는 데 실패함을 논증함
[p. 104]
- 블루멘펠드는 라이프니츠 철학에 대해 자유와 관련하여 제기되는 두 가지 문제를 논증 형태로 정리함
- 논증 N은 라이프니츠의 신학적인 견해에서 출발하여 인간의 자유를 부정하는 결론에 이르는 논증
<논증 N>
(1) N(신은 존재한다).
(2) N(신이 존재한다면, 신은 최선의 것을 하려고 한다).
(3) N(신이 최선의 것을 하려고 한다면, 신은 최선의 세계를 현실화한다).
(4) N(신이 최선의 세계를 현실화한다면, 최선의 세계는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5) 그러므로 N(최선의 세계는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From (1)-(4)).
(6) (5)가 참이라면,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7) 그러므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From (5) and (6))
(8) 일어나는 모든 일이 필연적으로 일어난다면, 아무도 자유롭게 행위하지 않는다.
(9) 따라서, 아무도 자유롭게 행위하지 않는다. (From (7) and (8))
[p. 105]
- 논증 E는 라이프니츠의 초-본질주의적 견해에서 출발하여 인간의 자유를 부정하는 결론에 도달함.
<논증 E>
(1) 아담이 자유롭게 행동했다는 것은 오직 아담이 사과(apple)를 거절할 수 있었어야만 성립한다.
(2) 그러나 아담이 사과를 받는 것은 가설적으로 필연적이다. (아담의 개념이 사과-받음의 개념을 포함하고 그렇기 때문에 아담이 사과를 받는 것은 아담이 존재하는 한 필연적이다. 다시 말해서, 아담이 존재하면서 사과를 받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3) 그러므로, 아담이 사과를 거절할 수 있었다는 것은 거짓이다. (From (2))
(4) 따라서, 아담이 사과를 받는 것에 대해 자유롭게 행동했다는 것은 거짓이다. (From (1) and (3))
[pp. 105-106]
- 아르노와의 서신과 <신정론(Theodicy)>이 상대역 이론의 발상이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논증 N과 논증 E는 라이프니츠 철학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 라이프니츠라면 논증 N에서 전제(2)를 부정하여 논증 N의 결론을 피하려고 할 것임.
- 블루멘펠트의 대답
(i) 라이프니츠에 대한 상대역 이론 식 해석은 N-(2)를 부정하는 데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함.
(ii) 논증 E가 제시하는 문제에는 라이프니츠에 대한 상대역 이론 식 해석이 답변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는 상대역 이론 식으로 분석된 반-사실적 가능성이 정말 나 자신의 자유와 관계가 있다는 주장에 기반한 것이므로 적절한 답변이 아님.
(iii) 상대역 이론 식으로 분석된 반-사실적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인간이 자유로울 필요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해도, 여전히 라이프니츠의 철학에서 인간의 자유는 보장될 수 없음.
I
[p. 106]
- 블루멘펠트는 <신정론> 등에서 라이프니츠가 받아들인다고 볼 수 있는 상대역 이론은 루이스(David Lewis)의 상대역 이론과 유사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부분에서 다르다고 지적함.
- 표준적인 가능세계 의미론: 개체 A가 현실과 다른 행위를 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것은 그러한 것이 가능한 가능세계가 있음을 의미함.
- 루이스: 통-세계적 동일성을 거부하고 모든 개체가 세계 속박적임.
개체 A₁이 현실세계₁과 다를 수 있었다는 것은 개체 A₁의 상대역인 A₂이 이러저러한 가능세계 W₂가 있음을 의미함. 상대역인 A₂은 개체 A₁의 중요한 측면들에서 유사한 개체이며 W₂에서 존재하는 개체 중 A₁과 제일 유사함.
[p. 107]
- 라이프니츠도 한 개체의 완전개체개념은 오직 하나의 가능세계에 속박되어 있다고 주장함.
- 이는 라이프니츠가 상대역 이론을 받아들일 동기가 됨.
[p. 107]
- 라이프니츠의 상대역 이론과 루이스의 이론은 여러 측면에서 서로 다름.
- 차이점(1): 루이스의 상대역 관계는 재귀적일 뿐 대칭적이지도 않고 이행적이지도 않지만, 라이프니츠의 상대역 관계는 세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는 동치 관계임.
- 차이점(2): 루이스는 한 개체가 하나의 가능세계에서 두 상대역을 가질 가능성을 인정하지만, 라이프니츠는 그러한 가능성을 허용하지 않음.
[pp. 108-109]
- 라이프니츠의 상대역 이론을 통해 반-사실적 가능성을 분석해보자.
(1) 섹스투스(Sextus)가 루크레티아(Lucretia)를 강간하지 않았다면, 섹스투스는 행복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2) x가 루크레티아를 강간하지 않았다면, x는 행복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 라이프니츠의 상대역 이론에 따르면, (1)은 (2)와 같은 식으로 표현되는 반-사실적 속성을 부여하는 주장으로 이해되면 안 됨.
그렇게 이해하면 (1)은 우리 세계의 섹스투스 그 자신이 실제와는 다른 사건을 겪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되기 때문임.
- “문제 그대로의 독해” 대신 (1)을 섹스투스의 완전개체개념이 ‘루크레티아를 강간함’이라는 속성을 함축하지 않고 그에 따라 ‘행복하게 삶’이라는 속성을 함축하는 완전개체개념을 자신의 상대역으로 가진다는 의미로 읽어야 함.
[p. 109]
- 라이프니츠 식으로 이해하면, (1)은 섹스투스에게 ‘Φ일 수 있었음’이라는 속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Φ임이라는 속성을 함축하는 완전개체개념을 상대역으로 가지는 완전개체개념을 가짐’이라는 속성을 부여하는 것임.
- 이러한 “문자 그대로가 아닌 독해”는 섹스투스가 자신의 모든 속성을 본질적으로 가진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섹스투스가 실제와는 다른 사건을 겪었을 수 있음을 주장하는 데서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는 역설을 피할 수 있도록 해줌.
II
[pp. 110-111]
- 차이점(3): 루이스에게 현실 세계와 다른 가능 세계들은 모두 존재론적으로 동일하지만, 라이프니츠에게는 현실 세계만이 정말로 존재하는 것이고 다른 가능 세계들은 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으로 표상적 실재성만 가진다는 점에서 현실세계와 가능세계의 존재론적 지위가 절대적으로 구분됨.
- 차이점(4): 루이스에게 상대역 관계는 개체 간의 관계지만, 라이프니츠에게 상대역 관계는 완전개체개념 간의 관계임.
III
[p. 112]
- 블루멘펠드는 논증 E에 대한 라이프니츠의 가능한 답변을 제시하고, 이 답변이 만족스럽지 못함을 보이고자 함.
- 논증 E의 각 전제들에는 모두 양상 진술이 포함되어 있으며, 블루멘펠드는 이 전제들 중 (1)과 (2)가 각각 문자 그대로 또는 문자 그대로는 아니게(nonliterally) 독해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음.
E1. 두 전제들이 모두 문자 그대로 독해된다.
E2. 두 전제들이 모두 문자 그대로가 아니게 독해된다.
E3. 전제(1)은 문자 그대로 독해되고 전제(2)는 문자 그대로가 아니게 독해된다.
E4. 전제(1)은 문자 그대로가 아니게 독해되고 전제(2)는 문자 그대로 독해된다.
[pp. 112-113]
- 블루멘펠드는 이 경우들 중 라이프니츠가 받아들일 것은 E4뿐이라고 주장함.
- (1)은 아담이 자유롭게 행동했다는 것이 오직 아담의 완전개체개념의 상대역이 ‘사과를 거절함’이라는 개념을 포함할 때만 성립한다는 것이고 (2)는 말하는 것은 아담이 그 자신이 사과를 거절하는 가능세계가 없다는 것임.
- (2)가 문제 그대로 독해된다면, (2)에서 도출되는 전제 (3)도 문자 그대로 독해되어야 함.
그런데 이 경우 (1)과 (3)에서 결론 (4)가 도출될 수 없게 됨.
후건 부정을 통해 (4)가 도출되기 위해서는 (1)과 (3) 모두가 문자 그대로 독해되어야 하기 때문임.
- E4의 독해에서 논증 E는 타당하지 않은 논증이 됨.
[p. 113]
- 논증 E가 타당하기 위해서는 (2), (3)과 마찬가지로 (1)도 문자 그대로 독해되어야 하며, 이 경우 라이프니츠는 전제 (1)을 거부함으로써 이 논증을 거부할 수 있게 될 것임
- 이것이 보여주는 바는 라이프니츠는 인간의 어떤 행동이 자유로운 행동이기 위해서는 그가 만약 다르게 하려고 했다면 다른 행동을 할 수도 있었다는 반-사실적 조건문이 참이어야 할 것이 요구되는 것으로 보았다는 것임.
그런데 이 반-사실적 조건문은 상대역 이론적으로, 문자 그대로가 아니게 독해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라이프니츠는 논증 E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음.
[p. 114]
- 블루멘펠드는 라이프니츠의 대답으로 예상되는 이러한 대답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주장함.
- 우리가 관련 있게 비슷한 어떤 사람이 우리와 다르게 행동했다는 사실이 우리와 다르게 행동할 수도 있었음을 뒷받침한다는 것을 우리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러한 자료가 곧바로 우리 자신이 다르게 행동할 수 있었다는 것의 증거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임.
그리고 오직 그 점에서만 우리와 관련 있게 비슷한 어떤 사람이 우리와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의지와 연관을 가진다는 것임.
- 즉, 라이프니츠에 있어서, 우리 자신이 어떠한 방식으로 행동한 것이 우리가 존재하는 한 필연적인 것인 이상, 우리와 아주 비슷한 다른 사람이 다르게 행동했다는 것은 우리의 자유의지와 더 이상 연관을 가지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임.
[p. 115]
- 이에 대해 블루멘펠드는 다른 어떤 사람이 우리와 충분히 비슷하다면 그것은 우리의 자유의지에 대한 뒷받침이 될 수 있다는 답변을 고려함.
즉, 그 사람이 행동을 하는 어느 한 시점까지는 우리와 질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사람이, 바로 그 행동을 기점으로 우리와 다르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가 정말로 다르게 행동할 수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임.
왜냐하면 두 대상 각자 모두 서로 질적으로 다르게 되는 시점 이후의 속성들을 처음부터 자신의 완전개체개념 안에 포함하기 때문.
IV
[p. 116]
- 블루멘펠드는 라이프니츠가 상대역 이론을 통해 자유의지에 대한 반-사실적 조건문적 분석을 정당하게 제시할 수 있다고 해도, 다시 별도의 논증을 제시하여 라이프니츠가 인간의 자유의지를 옹호할 수 없음을 보이고자 함.
- 블루멘펠드가 도입하는 핵심 전제
<원리 F>
유형 E의 사건의 발생이 사람 P가 유형 T의 행위를 하는 것이 참이기 위한 논리적 필요조건이라면, 그리고 유형 E의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리고 사람 P가 유형 E의 사건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적이 없다면, 사람 P에게는 유형 T의 행위를 할 자유가 없다.
[p. 117]
- 블루멘펠드는 원리 F가 명백히 참인 원리라고 함.
- 이 원리는 자유의지의 문제에 대한 대표적인 세 입장인 강한 결정론(강한 양립불가능론), 약한 결정론(양립가능론), 자유의지론(libertatianism) 사이에서 중립적인 것으로 제시됨.
- 결정론자들과 자유의지론자들 사이의 불일치는 모든 사건들이 선행하는 사건들로부터 인과적으로 따라 나오는지의 문제인데, 원리 F는 인과적 필연성에 대해 말하는 바 없이 오직 논리적 필연성만을 말하고 있으며, 양립가능론자들과 양립불가능론자들 사이의 불일치는 인과가 자유의지가 양립가능한지의 문제인데, 원리 F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말하는 바가 없기 때문임.
<논증 P>
(1) (a) 신이 “우리”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현실화하는 것을 의지하는 것이 아담이 사과를 거부하는 것의 참임의 논리적 필요조건이라면, 그리고 (b) 신이 “우리” 세계와 다른 세계를 현실화하는 것을 의지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c) 아담이 신으로 하여금 “우리”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현실화하는 것을 의지하도록 하는 힘을 가진 적이 없다면, 아담에게는 사과를 거부할 자유가 없었다.
(2) (a) 신이 “우리”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현실화하는 것을 의지하는 것이 아담이 사과를 거부하는 것의 참임의 논리적 필요조건이고, (b) 신이 “우리” 세계와 다른 세계를 현실화하는 것을 의지하지 않으며, (c) 아담이 신으로 하여금 “우리”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현실화하는 것을 의지하도록 하는 힘을 가진 적이 없다.
(3) 그러므로, 아담에게는 사과를 거부할 자유가 없었다.
[pp. 118-119]
- 이 논증의 핵심은 라이프니츠에게 어떤 가능 세계를 현실화할지 선택하는 것이 신이고, 그 선택이 모든 사건들의 일어남을 논리적으로 보장한다는 것.
- (1)은 원리 F의 한 사례인 것으로 볼 수 있다.
- (2)에서 (a)는 아담이 사과를 받는 것이 가설적으로 필연적이라는 것, 즉 N(신이 “우리” 세계를 현실화하기를 의지함 → 아담이 사과를 받음)이라는 라이프니츠의 논제로부터 곧바로 함축됨.
- (b)는 신의 선택에 대한 비-양상적 진술로 라이프니츠가 거부할 만한 것이 아니며, (c)는 어떤 세계가 현실화될지의 여부는 그 세계에 속한 개체가 아니라 오직 신만이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또한 라이프니츠가 거부할 만한 것이 되지 못함.
- 그래서 논증 P가 타당한 이상, 그리고 정말 타당한 것이기 때문에, 라이프니츠가 이 논증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전제 (1)을 거부해야 하는데, (1)은 원리 F의 한 세계에 불과해서 (1)을 거부한다는 것은 결국 원리 F를 거부하는 것이 됨. 그러나 원리 F가 매우 명백한 원리라면 그 것을 거부하는 것도 어렵다.
[p. 120]
- 라이프니츠에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라이프니츠의 아주 강한 형태의 충분이유율이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과 동시에 견지될 경우 원리 F와 충돌하게 된다는 것임.
즉, 모든 우연적 사건들이 신의 의지라는 충분한 이유에 의해 가설적으로 필연적인 것이 되기 때문에, 어떤 사건이든 그것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신이 그에 대한 의지를 논리적 필요조건으로 가져야 한다는 강한 원리가 문제가 되는 것임.
- 블루멘펠드가 주장하는 바는 (A) 아담이 자유롭게 행동했음 (B) 충분이유율이 참임 (C) 원리 F가 참임,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성립할 수는 없다는 것임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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