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이는 더울 때 현관문 문턱에 있는 시멘트 부분에 배를 붙이고 쉰다. 그 부분이 그나마 제일 시원한 곳이기 때문이다. 나는 화천이가 더 시원하게 쉬라고 아예 돌판을 주워왔다. 깨져서 못 쓰는 건물 외장재다. 작아 보이지만 꽤나 무거워서 집에 가져올 때 애를 먹었다.
현관문 앞 적당한 곳에 돌판을 두었다. 화천이는 본 척도 하지 않았다. 화천이가 아직 돌판의 시원함을 몰라서 그러나 싶어서 화천이를 들어서 돌판 위에 올려놓았다. 화천이는 금방 돌판에서 내려와서 시멘트 바닥 위에 엎드렸다. 다시 화천이를 잡았다. 화천이는 몸을 비틀더니 내 손에서 빠져나와 다시 시멘트 바닥에 배를 붙였다.
화천이는 늙어서 그러나 보다 했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나이를 먹으면 익숙한 것이 편한 법이니까. 생후 3주 된 화천이 새끼들을 돌판 위에 올려놓았다. 이 새끼들은 금방 돌판에서 내려와 팔짝팔짝 뛰더니 얼마 후 시멘트 바닥에 엎드렸다.
고양이들이 이렇게 사람 성의를 무시한다.
(2018.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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