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창이 결혼했다. 마침 신랑과 신부가 동향이라 고향에서 부모용 결혼식을 하고 서울에서 친구-동료용 행사를 했다. 나는 서울에서 한 행사만 참석했다.
결혼식 주례를 천주교 신부가 보았다고 한다. 신부나 스님 같은 사람들이 왜 주례를 보는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천주교 신부는 신랑과 신부에게 왜 결혼하느냐고 물어보았다고 한다. 주례가 주례사 도중에 신랑-신부에게 돌발 질문을 하는 사례는 이번에 처음 들었다. 신부의 질문에 신랑은 “사랑하니까요”라고 대답하고 신부는 “지켜주려구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전해 듣는 내가 다 남사스러웠다. 이게 무슨 박신양-전도연 같은 답변인가.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경제학 박사인 신랑이 “비용-편익 분석상 결혼의 편익이 비용보다 커서”라고 한다든지 “매몰비용이 너무 커서”라는 등의 답변을 하지 않고 “사랑하니까요”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친구-동료용 행사에서 내 학부 선배 중 한 사람은 내가 결혼하면 2박 3일 간 체육대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하긴, 내가 결혼을 한다는 것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2박 3일 간 체육대회를 하며 기뻐할 만한 일이기는 할 것이다.
(2018.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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