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녀와 야수>를 감명 깊게 보았다는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사람이라는 것 빼고는 내가 야수보다 나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야수는 갑부다. 야수는 집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성이 있다. 나는 남의 시중을 들어주어야 할 판인데, 야수는 물건들이 시중도 들어준다. 야수는 체격도 좋다. 짐승남이 아니고 그냥 짐승이다. 야수는 체력도 좋아서 아예 짐승들하고 싸운다. 인간의 체력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그렇다는 말이다. 그리고 원래 잘 살던 집 자식이라 많이 배웠고 교양도 있다. 심지어 영어도 잘한다. 영어가 모국어라서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영어로 읽는다. 도대체 내가 야수보다 나은 점이 무엇인가.
(201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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