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서 내 관심사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인제가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가 되느냐고, 다른 하나는 손학규가 국민의당의 대선 후보다 되느냐다.
나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이인제를 보며 록키 발보아를 떠올렸다. 1997년 대선 때 이인제는 미국의 빌 클린턴도 40대이고 영국의 토니 블래어도 40대니까 한국에서도 40대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맨몸으로 신한국당에서 나와 맨주먹으로 500만 표를 움켜쥐었던 이인제인데, 지금은 자신을 6선 의원으로 만들어준 논산에서도 버림받았다. 고향인 새누리당에 돌아왔는데 대통령은 탄핵당해 쫓겨나고 당은 두 동강이 났다. 태극기를 손에 쥐고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지만 주목해주는 건 <정규재TV>의 정규재밖에 없다. 이제는 늙었다고, 더 이상 아무도 자신을 봐주지 않는다고 느낄 때, 뉴스에 나오는 트럼프를 본다. 1948년생 이인제가 1946년생 트럼프를 본다. 미국의 트럼프도 1940년대생인데 왜 한국의 대통령은 1940년대생이면 안 되는가. 이인제는 가슴속에서 불사조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낀다.
나는 이인제가 대선 본선까지 올라가서 민주당 후보한테 판정패 당한 후 “내 안의 불사조가 사라졌어”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인제는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했다.
(2017.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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