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21

나를 외국인으로 오인한 한국인에 대한 배려

기숙사에서 어떤 한국 사람과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고 같은 층에서 내렸다. 나는 그 사람보다 앞서 건물에서 나오며 유리문을 열었고 그 사람이 유리문에 부딪치지 않도록 손잡이를 잠시 잡았다. 그러자 그 사람은 나에게 “Thank you”라고 했다.

그 사람이 (교포든지 해서) 영어가 편해서 자기도 모르게 영어를 쓴 것 같지는 않다. “감사합니다~” 하는 한국어 억양 그대로 “Thank you~”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내가 외국인인 줄 알았나 보다.

그 사람이 내가 한국인인 것을 알면 민망해 할 까봐, 나는 “Thank you”라는 말을 듣고 나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그 사람한테 고개만 꾸벅 숙였다.

나의 배려는 아무 것도 아니다. 김창옥은 택시를 타서 택시기사한테 행선지를 말하니 택시기사가 “외국분이 한국말을 정말 잘 하시네요!”라고 감탄하더란다. 김창옥은 택시기사가 민망해 할까봐 “캄샤함미댜(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2015.02.06.)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단군술 후기

집에 있던 ‘단군술’이라는 북한 술을 다 마셨다. 의외로 괜찮은 술이었다. ​ 20년쯤 전에 부모님이 평양에서 관광하고 오면서 자잘한 북한 물품을 사 오셨는데, 그 중 하나가 단군술이었다. 아무도 그 술에 손대지 않아서 주방 찬장 한구석에 20년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