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6

대한민국 3대 하버드 팔이



한국 사람들은 해외 대학 중에서도 유독 하버드를 동경하는 것 같다. 다른 나라 사람들도 한국 사람들과 비슷한가? 혹시 미국 사람들보다 한국 사람들이 하버드를 더 동경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외국에서 살아본 적도 없고 아는 외국 사람도 없어서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

약 20년 전인 2004년에는 아예 제목이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인 드라마도 있었다. 왜 배경이 하버드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미국에서는 약 10만 부 팔렸지만, 한국에서는 200만 부 이상 팔렸다. 책 표지에 큼지막하게 “하버드대 20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라고 안 써 있었으면 절대로 그렇게 많이 팔리지 않았을 것이다. 예일대 명강의로 홍보했던 셸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는 한국에서 약 25만 부 팔렸다. 마이클 샌델이 하버드대 교수가 아니라 예일대 교수였다면 『정의란 무엇인가』는 반의 반의 반 정도만 팔렸을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하버드를 이렇듯 사랑하니, 당연히 하버드를 팔아 자신을 홍보하고 출세하고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이를 일종의 “하버드 팔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성공한 하버드 팔이를 딱 세 사람만 꼽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간단히 ‘대한민국 3대 하버드 팔이’라고 명명해 보자.

- 이승만: 자신이 “하버드대 석사이자 프린스턴대에서 박사, 우드로 윌슨의 친구”인 것을 내세움. “대통령”으로 불리는 것보다 “박사”라고 불리는 것을 더 좋아했다고 함.

- 도올 김용옥: 하버드대 박사. 형제들이 다 가지고 있는 KS(경기고-서울대) 마크를 못가지고 있어서 하버드에서 박사를 받았다고 말하고 다님.

- 이준석: 하버드대 학사 학위를 10년 이상 팔아먹으며 온갖 방송에 출연하다 집권 여당 최연소 당 대표를 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함.

홍정욱은 이준석에 밀려서 대한민국 3대 하버드 팔이에는 못 들어간다. 『7막 7장』이니 7대 하버드 팔이에는 포함될 수 있을 것 같다.

(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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