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0

19톤 트럭 짐 싣는 칸 뒤쪽 문을 열다가

오늘 오후에 19톤 트럭 짐 싣는 칸 뒤쪽 문을 열 일이 있어서 여는데 하마터면 크게 다칠 뻔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두 번째 잠금장치(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를 열려다가 쇠막대기 같은 손잡이가 내 얼굴 쪽으로 튕기더니 그대로 오른쪽 광대뼈를 때렸다. 워낙 손잡이와 내 광대뼈의 거리가 짧았고 손잡이가 날아오는 속도도 빨랐고 내가 운동 신경이 좋은 것도 아니어서 그대로 광대뼈에 맞은 것이다.

광대뼈를 정확히 맞고 너무 아파서 정신을 못 차렸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상황이 너무 아찔한 것이었다. 만일 그 손잡이가 눈을 때렸다면 실명했을 수 있고(게다가 안경까지 끼고 있었다), 뺨을 때렸다면 이가 빠졌을 수 있다. 다행히도 튕겨진 손잡이가 정확하게 광대뼈를 때려서 눈과 이가 멀쩡했다. 때려맞은 지 몇 시간 지난 지금도 광대뼈가 좀 아프기는 하지만 안와골절 같은 것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다른 뼈도 안 부러졌고 멍도 안 들었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도 있다. 내 평소 키가 174센티가 약간 안 되고 기분이 좋으면 174센티가 약간 넘는데, 만일 내 키가 178센티쯤 되었다면 이가 빠졌을 것이고, 내 키가 170센티쯤 되었다면 눈이 빠졌을 것이다. 아예 키가 확 커서 185센티쯤 되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본다면, 사람들이 각자 자기 상황이 안 좋네, 환경이 안 좋네, 운이 없네 하며 푸념하고 한탄하기도 하고, 어쩌면 그게 정말로 사실과 부합하는 것일 모르겠지만, 그래도 찾아보면 나름대로 각자의 행운이 숨어있을 수도 있겠다. 아직도 광대뼈가 약간 아프기는 하지만, 오늘 나는 운이 참 좋았다.

(202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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