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7

고2 독해를 배우는 초등학교 5학년 아이에게 보여준 책



주말에 아르바이트 하는 학원에서 학원 여섯 개 다니는 아이한테 요즈음 영어 학원에서 어떤 것을 배우는지 물었다. 아이는 고2 독해를 배운다고 했다. 고2 수준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물으니 아이는 교재에 “고2”라고 써있다고 했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고등학교 2학년의 영어 수준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도곡동에 사는 초등학생은 고등학생 수준의 영어를 배운다.


고2 독해를 한다는 말을 듣고 나는 가방에서 전자책 단말기를 꺼내서 그 아이에게 책의 일부분을 보여주고 읽어보라고 했다. 아이는 거침없이 읽었다. 발음이 좋았다. 아이가 한 문단을 다 읽자 나는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어.... 이게 무슨 말이죠?”, “고2 독해한다면서?”, “네. 어.... 그런데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요.”


내가 아이한테 보여준 것은 카펠렌과 데버의 『비-본질적 지표사』(The Inessential Indexical)였다. 언어철학 대학원 수업에서 교재로 사용한 책이다. 사실, 나도 그 책이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른다.



(2018.07.07.)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공무원 가족 무고단을 상대하는 나의 각오

내가 읽은 글 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대충 기억에 얼마 전까지 인문계열의 조교수 최초 임용연령 평균은 47.6세였다. 박사학위를 27살에 받는다고 치면 20년, 35살에 받아도 10여 년의 일시적인 고난이 기다리고 있다.” 인문계열의 조교수 최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