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6

인공지능이 공무원을 대체할 수 있는지를 다룬 논문



내가 2021년에 도청과 시청에 민원을 여러 차례 제기하여 우리집 사유지에 무단으로 매설된 흄관을 제거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받아낸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얼핏 보면서, 인공지능이 주무관들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한 가지 사안을 두고도 어떤 규정을 적용할지 자체가 논쟁이 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규정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합법이 될지 불법이 될지 달라질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 그러한 결정을 내린다면 사람들이 순순히 받아들일까?

소설가 장정일은 오후 여섯 시에 칼퇴근하고 마음껏 책 읽고 싶은 마음에 젊은 시절 꿈이 9급 공무원이었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가 정말로 공무원이 되었다면 작가를 하기 위해 공무원을 그만두어야 했을 것이다. 동사무소 창구에 앉아 있는 공무원들이 인간 서류 발급기 같은 일이나 하는 줄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 동네를 담당하는 시청 공무원은 내가 보낸 민원을 검토하느라 밤 10시에 퇴근하곤 했다.

인공지능 주무관이 가능할지 생각하다 보니, 인공지능 법률가 같은 소리나 하는 놈들이 얼마나 양아치인가 새삼 알게 되었다. 인공지능이 인간 법률가를 대체할 수 있는지 논하는 사람들이, 실제 재판 절차나 법률가들의 업무가 어떠한지, 인공지능의 원리가 무엇인지 분석한 다음, 인공지능이 법률가를 대체할 수 있네 마네 했다면, 내가 쥐뿔이나 뭘 안다고 그 사람들이 하는 말에 토를 달겠는가? 내가 1990년대 읽었던 어린이용 학습만화 수준으로 아무 말이나 대충 내뱉는 놈들이 박사입네 교수입네 전문가입네 하면서 고개를 쳐들고 주둥이를 삐쭉거리며 편하게 먹고 살 것을 생각하니, 물류창고 사장과 공사업자와 민사소송을 벌이며 도청과 시청의 공무원들을 상대하던 나로서는 꼴 보기 싫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실제 현장 사회복지사나 공무원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문이 정말로 나왔다고 한다. 세상에 훌륭한 사람들이 많으니 함부로 까불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예전부터 나는 훌륭한 사람들한테 까분 적은 없다.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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