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인용하는 말 중 하나는 “인도를 포기하더라도 셰익스피어를 포기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인도 사람이 이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 외국 사람이 문화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조선반도를 포기하더라도 나쓰메 소세키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고 생각해보자.
2016년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이라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행사를 많이 할 텐데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을 칭송한답시고 인사말로 셰익스피어하고 인도를 바꾸네 안 바꾸네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1990년대 초반 마광수 교수가 야한 소설 써서 문제가 되었을 때 연세대 총학생회는 마광수 교수를 지지하는 의미로 “마광수는 결코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고 현수막을 걸었다가 인도 대사관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 링크: [한겨레] 마광수를 욕하던 위선의 벽이여 안녕 / 김형민의 응답하라 1990
(201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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